삼성 직업병 중재안, 1984년 이후 모두에게 보상

삼성전자 대표, 공개 사과문 낭독 권고

삼성 직업병 분쟁에 대한 조정안이 나왔다. 1984년 5월 17일부터 오는 2028년 10월 31일 사이에 삼성전자 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하다 암을 포함한 희귀질환에 걸린 이들 전부에게 보상한다.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 원까지 보상한다. 1984년 5월 17일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날이다.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1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에 전달한 중재안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정위는 중재안에서 "피해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자를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보상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산업재해 보상 규모보다는 보상액이 적은 대신, 피해 인정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는 뜻이다.

일단 1984년 5월 17일부터 오는 2028년 10월 31일 사이에 근무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10년 뒤인 2028년에 다시 보상 범위와 액수를 논의하기로 했다.

보상액은 별도의 독립적인 지원보상위원회에서 산정한다. 일부 피해자의 경우, 기존 삼성전자 보상 규정에 비해 이번 중재안에 담긴 보상액이 적을 수 있다. 이 경우, 피해자가 유리한 쪽을 택할 수 있다.

아울러 중재위는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올림 측 피해자 및 가족을 초청한 가운데 기자회견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사과문을 낭독하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500억 원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