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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믿는다는 '장로'가 강을 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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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믿는다는 '장로'가 강을 죽이나"

[현장] 종교환경회의 4대강 저지 공동 기도회

종교인들의 행동은 '기도'다. 개신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교단체가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15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천주교·개신교도의 기도 소리와 불교·원불교도들의 불경 소리가 울려 퍼졌다. 4대 종교단체가 참여하는 '대운하백지화종교환경회의'의 '4대 종단 공동 기도회'에서다.

이날 기도회에는 영하 3도의 추위에도 종교인 200여 명이 모여 '4대강 사업 저지'에 뜻을 모았다. 각 종교단체 대표들은 "4대강 사업은 인간 중심주의가 낳은 괴물", "온생명을 죽이는 살생 정책"이라며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 종교환경회의가 '4대강 사업 반대' 공동 기도회를 열었다. ⓒ프레시안

"생명·인권의 가치는 늘추운 곳에서 짓밟힌다"

천주교 문규봉 신부는 "강은 하나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거룩한 진리다. 하늘의 뜻이 지켜져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이) 처참하고 잔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서 천주교 교인들은 "강이 있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으로 시작하는 천주교 기도문을 '솔'음으로 다같이 읊었다.

정상덕 원불교 교무는 2000년 겨울에 있었던 새만금 사업 중단 촉구 4대 종단 기도회를 회상하며 "그 날도 추웠다"고 말했다. 정 교무는 "생명·인권의 가치는 늘 추운 곳에서 짓밟히는 것 같다. 그러나 추운 것보다 화가 난다"며 침통해했다. 그는 이어 "원불교가 말석에 서도 좋다. 힘 닿는 데까지 (4대강 저지를)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개신교 교인들은 모두 일어나 '자연신경'을 외웠다. 박경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는 "4대강 사업은 창조주의 고난을 침해한 것이다. 결국엔 자연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사업의 '불경스러움'을 지적했다. 박 주교는 이어 "이 사업은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다. 한국 교인의 75퍼센트가 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불교 대표 지관 스님은 "지난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4대강 예산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조차 무시한 채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예산 처리를 한나라당 독단으로 강행한 것이다"라며 원통해 했다. 지관 스님은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불살생의 계율로 직시해 달라. 개인이 아무리 불살생의 계율을 지켜도 국가적 살생 앞에서는 의미를 잃는다"며 종교인들이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공동 선언문을 낭독 중인 4대 종단 대표들. ⓒ프레시안

"전국 사찰, 교회, 성당, 교당에서 끝까지 싸울 것"

이어서 4대 종단 대표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공동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은 그 시작부터 부실했으며 부당했다. 30조 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면서도 단 5개월여 만에 마스터플랜이 확정됐고, 불과 몇 개월 만에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다. 이 사업은 국가재정법, 하천법, 건설기술관리법, 환경영향평가법, 형량원칙 위반이다"라며 사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들은 "종교인들에게 생태 및 환경 보호는 종교적인 의무이자 도덕적인 요청"이라며 "전국 곳곳의 사찰, 교회, 성당, 교당에서 끝까지 저지해 나갈 것"이라는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4대강 사업으로 침수 위기에 처한 남양주시 '팔당 유기농 단지'의 농민들도 '깜짝' 등장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유기농을 더욱 지원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저버렸다며 대통령의 사진이 박힌 펼침막을 거꾸로 들었다.

▲ 이명박 대통령 사진이 박힌 펼침막을 거꾸로 든 팔당 농민. ⓒ프레시안

4대 종단은 기도회 후에도 각 종교별로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천주교는 지역별로 교육 활동과 시국미사를 전개할 계획을 밝혔으며 개신교는 팔당 유기농단지 등 4대강 유역 순회 기도회를 연다. 원불교에서는 전국에 있는 모든 교당에 4대강 사업 반대 펼침막을 내걸 계획이며, 불교는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낙동강 순례를 내년 3월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4대강 저지 염원 메시지를 적은 뒤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리는 종교인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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