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전북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 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오늘 새로운 에너지 전환, 새천년의 역사를 이곳 새만금에서 선포한다"며 "새만금 재생 에너지 사업의 개막은 우리나라 재생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재생 에너지 시대, 우리만 뒤쳐져"
문 대통령은 "세계는 이미 재생 에너지 시대로 진입했는데, 그에 비해 우리는 까마득히 뒤쳐져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2017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25%이고, 중국만 해도 25%가 넘는데, 한국의 재생 에너지 비중은 8%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OECD 국가들은 작년 신규 발전 설비의 73%를 재생 에너지가 차지할 정도로 재생 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라북도와 정부는 새만금 권역에 민간 투자 자금 10조 원 등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인 3기가와트급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설치하고, 연구기관 등을 유지해 재생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재생 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새만금에서 실현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새만금에서 생산될 에너지는 핵발전소 4기의 전력을 대체하는 규모다.
문 대통령은 "새만금 재생 에너지 사업의 개막은 국내 재생 에너지 기업에 대규모 내수 시장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고, 조선기자재 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의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 면에서 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만 한 해 1000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정부는 재생 에너지 사업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역별 주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조율하여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발전 사업의 일자리와 수익이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주민과 함께 개발하고, 함께 번영하는 지역 상생의 모범을 만들어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평화당 "새만금 태양광 발전 계획 반대"
하지만 민주평화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새만금을 태양광 발전 메카로 만들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한다"며 "새만금을 태양광 발전 패널로 뒤덮는 것은 새만금 개발 계획의 훼손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3020 탈원전 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들 뿐"이라고 맞섰다. 민주평화당은 "새만금 개발 사업은 '환황해권 경제 중심' 비전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 협력 특구, 미래 혁신 산업 특구, 농생명 녹색 도시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재생 에너지는 미래 신산업"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새만금을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과 새만금을 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새만금을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 9월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했다"며 "새만금개발공사는 지속 가능한 미래 신산업 발굴을 해달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 앞으로 경북·경남 등 지역 순회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후에는 태양광 발전 현장을 방문한 뒤, 전북 지역 경제인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방문을 시작으로 경북, 경남 등 전국의 시·도를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오는 11월 1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 연설을 할 계획인 가운데, 예산안 정국과 맞물린 지역 행보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역 방문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기회가 닿는 대로 지역을 찾아 지역의 경제인, 소상공인, 청년 등과 직접 소통하면서 지역의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지역 경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활 SOC 사업도 대통령의 지역 방문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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