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에 나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무얼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번에 제가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할 때 어디로 가야하는지 걱정이 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아직 일정이 구체화 안 돼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며 "일정이 잡히면 (김 위원장이) 얼마나 시간을 보낼지 모르니 맞춰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차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최고봉인 백두산을 올랐다. 방북 당시 문 대통령은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을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김 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000만 겨레 모두의 하나됨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으며, 북한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북한 대중 앞 연설을 하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의 답방 시 한라산 등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70년 만에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아직 시간이 있고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로 참고하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주도는 김정은 위원장의 외조부인 고경택이 1913년 태어난 곳이어서 김 위원장의 답방 시 한라산 방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제주시 봉개동에는 고경택의 허묘(虛墓 : 시신이 없는 묘)가 발견됐으며 고경택의 친형인 고경찬은 1940년 4월부터 1945년 8월까지 당시 제주시 조천면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국정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정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계 같으면 이번 달엔 집수리를 마치고 다음 달엔 겨울 준비하고,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국정은 동시다발적으로 개시가 된다"며 "외교적으로도 할 일이 많고 경제면에서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북한,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되지 않도록 기회 살려내도록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거시적 경제 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들이 민생을 어려워하셔서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 그러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이 기조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려면 정기 국회 마무리가 중요하다. 중요한 입법이 많은 만큼 국회하고도 협력해야하고 예산안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함께 산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취임 초에 이은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은 제가 등산을 좋아하는데, 등산도 등산이지만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며 '1.21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김신조 일당이 당시 30명 요원과 함께 북한산으로 왔다. 사모바위 밑에 가면 그 사람들이 은거했던 동굴도 있다. 이후 북악 터널을 넘어서 자하문 고개로 기습하려다가 경찰 검문을 당해서 총격전 벌어지기도 했다"면서 "우리 경찰 최규식 총경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후 전면 통제 됐다가 노무현 대통령 때 개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 곳은 수방사의 방공망 방어도 활용되기 때문에 군 막사들이 남아있기도 하다"며 "인왕산은 전면 개방됐지만, 북악산도 개방 정도를 넓혀가려고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체력 관리 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청와대 뒷산 북악산 쪽에 산책을 시간 나는 대로 하고 있다. 시간이 없을 때는 잠시 산책하고 시간이 되면 '좀더 좀더' 하다가 (북악산) 성벽까지 올 때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주말에는 산에 올라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렇게 걷는 것이 건강관리도 되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다"며 "생각을 정리할 때, 가령 연설문에 대해 생각을 할 때 걷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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