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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전원책에 김병준 골머리…"혼란 많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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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전원책에 김병준 골머리…"혼란 많다" 경고

"평론가로서인지, 조강특위 위원으로 하는말인지"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의 키를 쥔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 핵심인물 전원책 변호사가 연일 돌출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 대해, 한국당 대표 격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25일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변호사가 평론가 내지 학자·변호사로 (입장을) 피력하는 게 있고, 조강특위 위원으로서 입장을 피력하는 부분이 있는데 구분이 잘 안 돼 있으니까 혼란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 같은 사람은 '이것은 조강특위 위원으로 하는 것', '이것은 평론가로서 발언하는 것'이라고 느껴지는데, 일반 국민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게 구별이 쉽지 않다. 구별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의 말은 전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인 '태극기 부대'를 당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그가 "(전 변호사가) 어제 KBS에 가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더라"라고 말한 부분이 해석의 단초가 됐다.

전 변호사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이들(태극기 부대)은 밥을 굶으면서 내 자식 배불리 먹이겠다고 하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와 똑같은 생각을 가졌다"면서 "가족을 걱정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배척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공개 경고는, 전 변호사가 조강특위 위원 자격으로 언급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대고 있다는 불편함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 전날 불거진 '지도체제 논란'이 대표적이다.

전 변호사는 지난 22일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 과연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어울리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보수 단일대오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24일 대구 방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개인으로서, 논평가로서 자기 견해를 이야기한 것이지 조강특위 위원으로, 당의 결정권을 쥔 분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25일 비대위 회의 후 한 발언과 거의 판박이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도체제 문제는) 당 내에서도 이런저런 의견을 가지신 분이 있을 수 있다. 굉장히 중대한 문제인 만큼 의원들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평론가인지 조강특위 위원인지'라는 일침은 '태극기 부대' 발언보다 오히려 논리적으로는 지도체제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었다는 점을 겨냥했을 확률이 크다.

조강특위의 본 임무는 지역별 당협위원장 인선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당협위원장이 탈락한다면 '인적 청산'이고, 신선한 새 인물을 수혈한다면 '인재 영입'이 된다. 전 변호사의 태극기 부대 관련 발언은, 그들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보면 어쨌든 새 인물들을 당에 받아들이는 일이니 조강특위 활동 영역 안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차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하는 부분은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라는 점에서는 당 최고위와 상임전국위·전국위에서, 또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할 일로 조강특위와는 무관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전 변호사가 주도해 지난 15일 조강특위 위원들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2012년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보수를 버려야 한다'면서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꾸었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규정한 부분도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일종의 영역 침범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관련 기사 : 전원책 조강특위 "경제민주화 수용해 보수 침몰 시작됐다")

비록 조강특위가 인적 쇄신을 위해 쇄신의 방향을 밝히는 서론 격의 글로 발표하기는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당의 가치·노선은 당 지도부나 혁신위원회 등 별도 조직이 담당할 일이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보수 가치 정립'을 내걸고 비대위 산하에 '좌표와 가치 재정립 소위(소위원회)'를 만들어 두 달간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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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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