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3일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0시간 동안 조사하고 자정을 넘겨 돌려보냈다.
3일 오후 1시50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전 기획관은 밤 11시께 조사를 다 받고 1시간30분 가량 조서를 검토한 뒤 4일 오전 12시25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기획관은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씨가 부담해야 할 부동산 중개수수료 1100만 원을 청와대 경호처가 대신 지불한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있는대로 충실하게 답변했다"고 답했다.
이어 `조사 전에는 수수료를 줬다고 말했는데 대납했다는 뜻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아니다. 이유는 나중에…"라고 짧게 말하고 대기 중인 차량에 탔다.
김 전 기획관은 특검에 출석하는 길에 중개수수료에 대해 묻자 "(대신) 내줬지, 그냥"이라고 말해 사실상 대납을 시인했었다.
앞서 2일 특검에 소환된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은 중개수수료 대납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기획관을 상대로 부지 매입자금 마련과 계약 과정 전반에 관한 의혹을 광범위하게 추궁했다.
특검팀은 그가 김세욱(58)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시형씨가 빌린 부지매입 자금의 집행을 지시했는지, 경호처와 시형씨의 지분율 및 매입비용 분담비율 결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은 지난달 21일 수감 중인 김 전 행정관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에서 "김백준 총무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시형씨가 빌린 부지 매입자금을 집행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2년 선배로 `영원한 집사'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특검팀은 김 전 기획관 조사를 끝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주요 피의자 및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쳤다.
특검팀은 다음 주초 영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와 조사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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