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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ㆍ박선숙, 동갑내기 '일당백'의 엇갈린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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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ㆍ박선숙, 동갑내기 '일당백'의 엇갈린 운명은?

[대선읽기] 안철수 캠프 박선숙 vs 문재인 캠프 박영선

'동갑내기' 박선숙과 박영선은 누가 뭐래도 18대 국회의 최고 여성 의원이었다. 정치입문의 시점은 달랐고, 이른바 '선수'도 달랐지만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 아래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일당백'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민주통합당이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은 두 사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당직을 함께 맡아 당의 앞날을 고민한 날도 여럿이었다. 박영선 의원이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2011년, 당시 박선숙 의원은 홍보전략본부장을 맡았고, 올해 1월 박영선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후 지도부로 있을 때 박선숙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그런 두 사람이 18대 대선을 앞두고 다른 길을 가게 됐다. 각자 문재인과 안철수의 얼굴이자 머리로, 18대 대선에서 경쟁하게 된 것이다.

▲ '동갑내기' 박선숙과 박영선은 누가 뭐래도 18대 국회의 최고 여성 의원이었다. ⓒ연합뉴스

박선숙 "안철수, 존재 자체가 변화의 열망 표현"

21일 오전 국회에서는 두 사람이 잇따라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박선숙 전 의원은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옆 의원동산에서, 박영선 의원은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였다.

안철수 후보(무소속)의 선거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박선숙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는) 그 존재 자체가 이번 대선에서 뭔가 바꿔 봐야겠다는 변화의 열망을 표현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철수 그 자체가 '변화'라는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의 특징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안 후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안 후보가 그런 열망의 전달자로 1년을 살았는데 계속 전달자로 사는 것이 더 쉬운 길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으로 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추켜 세웠다.

박선숙 전 의원은 안철수 후보와 "15년 쯤 전부터 알고 지낸 오랜 지인"이라고 소개했다. "아주 자주 만나던 사이는 아니지만 종종 만나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를 나눌 기회가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 안철수 후보와 박선숙 전 의원. ⓒ연합뉴스

박영선 "어제 박선숙에게 전화해 '잘 해보자'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안 원장이 후보로서 선거를 치를 결심을 하신 시점에서 만나 (합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박 전 의원의 '안철수 행(行)'은 이미 여의도 정가에서 파다하게 널리 퍼진 소문이었다. 이런 소문에는 "박선숙 의원이 일 하나는 끝내주게 한다"는 평가가 뒤따라 나왔다.

안철수 원장이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인다는 소문과 박 전 의원이 마음을 정했다더라는 소문이 진작부터 함께 나돌았지만, 그럼에도 박 전 의원의 결정은 조용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경쟁하게 된 '친구'를 바라보는 박영선 의원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문재인 후보의 담쟁이캠프 구성과 관련해 브리핑을 한 뒤 박영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선숙 의원의 선택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웃음만을 보였다.

박영선 의원은 "어제 박선숙 의원과 전화 통화를 했고, 잘 해보자고 얘기했다"고만 말했다. 박 의원은 경선 내내 특정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다가, 경선 막바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 선언'을 했고, 선거기획단의 기획위원으로 합류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런만큼 박 의원에게는 '안철수-문재인' 간의 단일화를 통해 다시 만날 친구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깔려 있는 듯 보였다.

▲ 문재인 후보와 박영선 의원 ⓒ연합뉴스
우상호 "박선숙, 김민석과는 내용이 다르다"

우상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도 21일 "김민석 전 의원이 정몽준 후보 캠프로 갔을때 하고는 내용이 다르다"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문재인 캠프의 공보단장으로 임명됐다는 발표 직전인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때는 저희 후보가 지지율이 계쏙 떨어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 문재인 후보가 자력으로도 박근혜 후보를 누르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이어 "박선숙 의원이 친정을 버리고 자기만 잘 살겠다고 도망가는 분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선숙 전 의원도 안철수 후보를 위해 당을 떠나면서 "저의 결정이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라는 큰 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길 바라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한 사람은 민주당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공격수'이자 10.26 서울시장 선거 이후의 '대중적 정치인'으로 당의 후보를 위해 남은 90일을 뛰겠다고 뛰어 들었다. 또 한 사람은 민주당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최고의 '실무자'였으나, 당을 떠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선택했다. 엇갈린 길을 가게 된 이들은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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