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증명서, 진단서 등 공문서를 위조해 아파트 분양권을 당첨 받은 후 다시 되팔아 수십억대의 차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공문서 위조, 위장 전입 등의 혐의로 공인중개사 A모(45·여) 씨와 B모(60) 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은평구에 부동산 상호로 중개사무소를 차려놓고 주택청약통장을 매수한 뒤 통장 명의자들의 공문서를 위조해 아파트를 당첨 받아 다시 되파는 등 4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일간지에 '청약·분양권 상담' 광고를 내 이를 보고 상담 요청한 청약통장 명의자들에게 1건당 400~1000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주고 청약통장과 공인인증서를 매수했다.
이어 매수한 청약통장 명의의 주민등록 주소지를 아파트 청약 가능 지역으로 위장 전입시킨 다음 부양 가족 수 등의 분양 가점 사항을 조작하기 위해 중국 위조책 C모(32) 씨에게 건당 20만원씩 지급하고 청약자들의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공문서를 위조해 분양회사에 제출했다.
또한 이들이 분양사에 제출한 위조 공문서만 총 540건으로 이를 통해 분양권 66세대를 당첨 받은 후 이 중 60세대를 불법 전매해 차액인 18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 씨는 A 씨와 동업을 하면서 본인들의 가족 인적사항까지 동원해 공문서를 위조해 청약하거나 10년 전 사망한 고인의 인적사항까지 도용해 새로운 가족관계를 만들어 불법 청약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이와 함께 D모(30) 씨는 고향 선배를 포함한 알선 브로커를 동원해 서울 등의 전매 차익이 높은 인기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 주로 신혼부부와 다자녀 아파트 특별분양 대상자들을 모집한 후 산부인과 등 의사 진단서 21건을 위조해 청약자가 임신한 것처럼 가장해 차액을 부풀렸다.
또한 이들은 특별공급 대상자지만 청약제도를 잘 모르는 지적 장애인 등에게 "청약통장을 만들면 돈을 주겠다"며 유혹해 통장과 공인인증서를 만들게 하고 분양권을 불법 취득한 후 억대의 차익을 챙겼다.
경찰은 A 씨 등 4명을 구속하는 한편 이들과 함께 떴다방 업자 28명과 청약통장 매도자 290명 등 총 32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도망친 2명을 수배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벌어들인 수익금을 외국 고급승용차를 구매하거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하면서 호화생활을 해왔다"며 "A 씨 등이 분양사에 제출한 공문서와 실제 관할 구청 등으로부터 회신받은 공문서 원본이 다른 점을 발견하고 위장 전입 주소지를 직접 방문해 실제 거주 여부를 추적하는 등 압수 수색을 통해 혐의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국토교통부에 부당당첨자 내역을 통보하고 계약취소 등 적정조치를 통해 당첨에 탈락한 실수요자에 대한 구제책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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