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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협상의 시간', 북‧미 '2라운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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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협상의 시간', 북‧미 '2라운드' 속내는?

문턱 높이는 美…최대 관건은 폼페이오 방북

일주일 사이에 평양과 뉴욕을 오간 문재인 대통령을 가교로 북미 협상이 다시금 본궤도에 올랐다.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남북 간 합의와 함께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 모종의 경로로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들어간 김 위원장의 친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뉴욕 회담'이 동시 교차하며 '빅딜'에 대한 기대감은 무르익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북미 간 가장 중요한 교착 지점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 여부인데,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그와 관련된 허심탄회한 대화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눴다"며 "그 메시지를 미국 쪽에 전달함으로써 비핵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들이 비로소 시작됐다는 차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동력을 상실해가던 북미 간 대화를 정상적인 궤도로 복원시켰다는 게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문 대통령을 매개로 한 북미 정상 간 '예비 소통'이 마무리되면서,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될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최대 변수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꼽힌다.

10월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그 자체로 북미 간에 '주고받을' 조치들의 대차대조표가 교환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공개된 북한의 비핵화 추가조치 외에도 특정 핵시설과 핵물질 사찰과 검증에 관한 물밑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고 추켜세우며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 역시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를 협상의 카드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까지의 분위기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빈손'으로 끝날 경우 북미 양측이 입을 막대한 타격을 고려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진전된 물밑 합의가 조만간 도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검증'과 '사찰'을 강조하며 언급한 "올바른 여건 확보"가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마지막 문턱이다. 실무적인 차원에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대좌할 오스트리아 '빈 채널'을 통해 막후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처럼 새로 시작된 협상 국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시간 게임'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시간 게임(time game)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데 수년이 걸리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당초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라는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비핵화 시간표 거부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시간에 쫓기듯 무리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대북 메시지로 보인다. 아울러 진전된 비핵화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있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풀이도 있다.

이에 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직접 회담을 하고 온 대통령께서 제일 잘 아는 부분"이라며 "지금 당장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 입장에선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공식화된 것으로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다만 미국이 상응 조치를 표면화하지 않은 점, 대북 제제 유지와 선(先) 비핵화 방침을 재확인한 점, 사찰과 검증으로까지 비핵화 초기 조치의 수위를 높인 점 등은 실제 협상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향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29일로 예정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국제무대에서 대독하는 자리인 만큼, 비핵화 의지와 함께 북한이 원하는 협상의 우선순위와 북미 정상회담 의제 등 '빅딜'의 한쪽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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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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