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불법 정보로 공격하는 심재철, 자숙해달라"

김의겸 대변인 "심재철, 손버릇 나쁜 자식 편드는 부모 같아"

검찰이 '불법 청와대·정부 예산 정보 유출' 혐의로 21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청와대는 심재철 의원을 향해 "자숙해달라"는 논평을 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심재철 의원은 5선의 의원으로서 국회의 어른으로서 후배 정치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검찰은 "심재철 의원 보좌진이 청와대와 정부 예산 정보 수십만 건을 불법 열람했다"는 기획재정부의 고발에 따라 이날 심재철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심재철 의원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봉쇄하려는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심재철 의원실 보좌관들이 한국 재정 정보원이 운영하는 예산 회계 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산 정보 수십만 건을 내려받아 보관하고 있다. 이를 반환하라고 공문까지 보내도 막무가내로 돌려주지 않고 있다. 명백히 정보통신망법, 전자정부법 위반이다. 심재철 의원이 부의장까지 지낸 국회에서 만든 법들"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아이들 손버릇이 나쁘면 부모가 회초리를 들어서 따끔하게 혼내는 법이다. 그런데 도리어 자식 편을 들며 역정을 낸다면 그 난감함은 표현할 길이 없다.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게다가 심 의원은 이렇게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마음대로 뒤틀고 거짓으로 포장해서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심재철 의원은 지난 18일 예산 회계 시스템에서 내려받은 예산 관련 정보를 근거로 "청와대 지출 내역에 '단란주점'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2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수행단이 업무 추진비로 '한방 병원'에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18일에는 얼토당토않게 단란주점을 들고 나오더니 오늘은 듣도보도 못한 한방 병원"이라며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한방 병원' 건과 관련해 청와대는 별도의 해명 자료를 내 "해당 건은 지난 7월 인도 순방 기간 중 '한-인도 확대 정상회담' 사후 조치를 협의하기 위한 간담회 비용"이라며 "뉴델리의 호텔 내 식당에서 정상적으로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만 카드 승인 내역에 가맹점 업종이 '한방 병원'으로 나온 것은 신용카드사가 해외 승인 내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국제 업종 코드(7011 : 호텔)를 국내 업종 코드(7011 : 한방 병원)로 자동 입력한 데 따른 오류"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은 "의정 활동 탄압하는 정치 검찰 규탄한다", "여당 무죄 야당 탄압 정치 검찰 각성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듣고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