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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역사를 써서 세계사에 편입시키기

[최재천의 책갈피]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부끄러움을 참고 유년기와 소년기에 있었던 어머니와의 불화를 써 내려가면서, 또 첫째 딸의 죽음에 대해서 써 내려 갈 때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몇 번이나 쓰는 것을 중단했는지 모른다. (중략) 내가 사망했을 때 내가 쓴 <자기 역사>를 저장한 메모리카드를 관 속 한 켠에 넣어주기를 바란다는 것만은 지금 이 자리에서 유언으로 남기고자 한다."(어느 수강생의 후기)

일본 릿쿄대학은 2008년부터 시니어 세대를 위한 독특한 교육 과정인(입학 자격이 50세 이상) '릿쿄 세컨드 스테이지 대학(Rikkyo Second Stage College)'을 열었다. 대학의 기본 콘셉트는 '두 번째 삶의 무대'를 다시 디자인하자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퍼스트 스테이지, 즉 '첫 번째 삶의 무대'를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바다출판사
강좌의 하나로 '자기 역사를 쓰는 방법'이 개설됐다. '자기 역사를 실제로 쓰는' 것이 강의의 주된 목적이었다. 일본 '지(知)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강의를 맡았다. 강의가 책이 되었다(<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이언숙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4월 17일에 시작해 7월 17일에 종강했다. 수업은 수강생 43명 모두에게 자기 역사를 쓰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다음 강의 때까지 일정 분량의 자기 역사를 써오도록 했다. 수업을 마치기 전에는 어떤 내용을 그다음에 쓰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수업이 매주 목요일에 있었기 때문에 이틀 전에 자신이 쓴 내용을 제출하도록 했다. 자기 역사의 최종 제출은 여름방학이 끝나기 직전으로 정했다. 성적 평가는 완성된 자기 역사 기록의 결과물에 따르겠다고 통지했다. 몇 사람은 기일을 넘겼지만 결국 수강생 모두가 자기 역사를 제출했다. 겨울이 오기 전 수강생 모두가 자서전을 완성했다.

자기 역사를 쓰는데 가장 중요한 단계는 '자기 역사 연표'를 만드는 일이다. 먼저, 연령별에 따른 에피소드와 역사와의 상관관계를 적어본다. 다음으론 자신의 사회적 활동, 재산, 역사적 배경 등을 정리한다. '인간관계 클러스터맵' 작성도 중요하다. 가족관계나 이웃 관계, 교우관계, 업무 관계를 정리한다. 업무와 인간관계를 연결한다. 그렇게 됐을 때 한 개인의 역사는 비로소 세계사 속으로 포섭된다.

"시대를 구성하고 있는 민족의 전 구성원 개개의 생각까지 포함한 자기 역사의 집합체로서 역사를 다룰 때, 비로소 진정한 민족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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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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