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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빗장 푼다…"재벌은행 길터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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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빗장 푼다…"재벌은행 길터주기"

여야, 은산분리 완화 '시행령'에 위임해 20일 처리키로

여야가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 규제프리존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을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17일 합의했다.

특히 여야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과 관련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 대상을 법 조항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하기로 합의해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쟁점 법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을 포함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 등을 20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8월 말에 처리하지 못했던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한 것을 토대로 마지막 절차를 마무리 짓고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인터넷전문은행법, 규제프리존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법안이 패키지로 마무리돼 일괄로 처리가 돼야 한다"며 "상임위별로 마무리를 해주는 절차만 남았다"고 확인했다.

논란이 되어 온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과 관련해 3당 정무위 간사들은 산업자본의 인터넷 지분보유한도(현행 최대 10%, 의결권 있는 지분 4%)를 34%까지 완화하고 규제 완화 대상을 법으로 제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경제력 집중억제, 정보통신업 자산 비중을 감안해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제한하도록 한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ICT(정보통신기술) 자산 규모가 50% 이상인 기업에만 허용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은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반대해 평행선을 그어왔다. 결국 여야 입장이 팽팽하게 부딪힌 내용을 법안에서 빼고 시행령에 위임하는 우회로를 선택한 셈이다.

시민단체들은 시행령이 정부 방침에 따라 쉽게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정권이 바뀌면 대통령 자의에 따라 '재벌은행'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경실련,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빚쟁이유니온(준), 금융노조,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CT 기업 특혜와 재벌 진입 규제를 맞바꾼 주고받기식 밀실 야합으로 최초 정부여당 안보다도 후퇴해 한국당이 주장하는 안에 단서 조항을 넣은 법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재벌 대기업을 제외한다는 정부 여당의 은산분리 완화 명분과는 달리, 은산분리 완화 대상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위임, 향후 정권에 따라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등 은산분리 원칙을 전면적으로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졸속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반발에도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여야 합의안을 추인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이해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논의는 거의 마무리된 것 같다. 이견이 있어도 당론을 수용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며 "여야 합의사항이 작은 부분 남아 있는 게 있으나 절대적으로 모순된 것이 아니기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소속 인사들은 민주당 의총장 주변에서 '은산분리 원칙 훼손 대선 공약 위배'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은산분리 졸속 야합 즉각 중단하라",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안 됩니다" 등 구호를 외치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이들을 제지하는 국회 경호 인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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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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