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야당 설득하겠지만 억지로 갈 수는 없어"

국회의장단도 평양 안 가기로…민주·평화·정의당만 동행할 듯

청와대가 오는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한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야당을) 설득을 하겠지만, 억지로 갈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청와대의 제안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초청 제안에 대해 "원래는 원내대표단과 함께했으면 했는데, 원내대표단 중에서 일부가 못 가겠다고 하니까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중에서도 또 못 간다고 하시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지만 갈 사람들은 가는 것이고 못 가겠다고 하면 설득을 하겠지만, 억지로 갈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외교와 안보에 있어 여야를 가르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며 "가능한 더 갔다 와야 이해도 되고 그렇기 때문에 가도록 권고를 더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 9명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국회 정당 대표로 초청했다.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청와대의 제안에 즉각 환영 입장을 냈지만 한국당과 미래당은 청와대의 공식 발표에 앞서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회 의장단도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주영 부의장, 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한 결과 이번 정상회담에는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의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 및 외통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의 이러한 요청을 크게 환영하며, 국회의장단 및 각 당 대표들이 이번 방북단에 함께하는 것은 남북화해 협력과 평화의 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국회 및 정당 대표 모두 함께 동행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평화당은 남북정상회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도 거부하고, 평양정상회담 동참도 거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더 이상 무조건 반대,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제1야당과 제3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행정부의 수반뿐만 아니라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 대표단들이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것은 그만큼 남북간의 소통의 통로가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회의장단을 비롯해 정당 대표들 모두 초청을 수락하길 기대한다.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 앞에서 국회가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협상과 대화의 주체는 단순할수록 좋다"며 초청을 거절했다. 그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가 실질적 비핵화를 추진할 수 있는 약속을 해오길 바란다"며 "다시 얘기하지만 실질적 비핵화가 확인되면 그 결과에 따라 우리도 역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 또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당 대표를 참여시켜 거국적인 차원에서 지지를 획득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며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