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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돈 줘서 평화 되겠나"…철 지난 '퍼주기'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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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돈 줘서 평화 되겠나"…철 지난 '퍼주기' 공세

한국당,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반대…손학규도 "조급하면 안돼"

자유한국당이 10일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대한 반대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정부가 다음날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야권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조치들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준동의안이 제출하는 데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곳곳에 '정말 북핵이 폐기될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사안이 너무나 많다"며 "대화와 타협 그리고 경제적 협력 지원, 특히 돈을 갖다 주는 것으로 평화구축이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나마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나오는 것도 돈만 줘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만한 억제와 압박이 있어 나오는 것"이라며 "단단한 국방력,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억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천문학적 비용 추계를 동반해야 할 비준동의안을 날치기로 처리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 인식은 위험하다 못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디로 갈것인지를 두고 밤잠을 설치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음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김 위원장에게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는 일이 아니다"며 "선물 보따리는 국민과 기업에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선물 보따리가 필요하다면 꼭 지금이 아니어도 무방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서둘러야 할 타이밍도 아니고 이유도 없다. 평양에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시키는 게 문 대통령이 가장 시급하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일방졸속 비준동의 국회무시 협치파괴', '추석겨냥 여론몰이 온국민이 분노한다' 등의 반대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도 '단계적 비준론'을 고수하며 반대 입장에 가세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의장과 정당 대표를 참여시켜 거국적인 지지를 얻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뜻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비준 동의는 비핵화가 진전되고, 추가 합의가 도출되고, 구체적인 의무 이행사항이 포함되면 그때 4.27 판문점 선언과 함께 종합해서 비준 동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을 비준 동의함으로써 국내법적 효력을 갖게 해 제도적인 장치를 담보하겠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이것도 조급해서는 안 된다. 천천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비준 동의 대상은 구체성과 상호성이 주요 요소"라면서 "그런데 판문점 선언은 양 정상의 정치적 의지 표명이 강해서 구체성이 미흡하다"고 부연했다.

손 대표는 "애매모호한 추상적 합의를 국회가 비준 동의하면 입법부가 행정부에 전권을 부여하는 상황이 된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것도 문제"라면서 "남북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확인될 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급하지 말고, 특히 보여주기에 급급하지 말아달라. 북한이 결국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건설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믿음과 여유를 갖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0일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는 정치적인 절차가 아니고 법적인 절차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비준안 처리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세종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을 하시는데 비준된 동의안을 가져가면 훨씬 더 신뢰 있는 남북회담이 될 수 있다"며 "일부 야당에선 여전히 반대해 더 설득하고 대화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어제 북한정권 수립 70주년 행사에서 열병식이 있었는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은 것을 주목하는 견해들이 아주 많다"며 "남북, 북미 관계가 조금씩 활로를 열어가면서 발전해가고 있는데 이것이 다시 중단되거나 역진하지 않도록 우리 당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야당 설득을 언급했지만, 이같은 여야 입장차가 당장 좁혀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비준동의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의석을 다 합치면 149석이고, 바른미래당과 무소속 가운데 일부가 찬성하면 재적의원의 과반을 넘길 수 있으나, 갈등 속에 표결 처리가 이뤄질 경우 여야 관계가 더욱 악화된다.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다루는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한국당 소속 강석호 의원이 위원장이어서 외통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은 더 낮다. 강 의원은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비핵화가 없는 상황에서 비준동의하는 게 문제"라며 "입법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이라서 남북교류 전권을 행정부에 일괄 위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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