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원안 추진이 불발될 경우 도지사직을 걸겠다고 공언해 온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종시 원안추진을 고수해 온 이 지사는 1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전체회의 자신의 거취와 관련 "입장을 정리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며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입장을 정리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며 "오늘 오후 지도층 인사 500여 명의 말씀을 들어보고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탈당 여부에 대해선 "탈당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강용식 세종시 민관합동위원은 "사퇴는 정치도의상 마땅"하다며 "사퇴를 (한다고 해놓고) 안 하면 정치적 쇼"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그 동안 (충청지역) 기관장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왔다"며 "미리 거기에 대해서 수습도 하고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여부에 관해서는 "본인이 생각할 문제"라 입을 닫았다.
이날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 회의에서도 이완구 지사와 특위 위원들 간에 설전이 오갔다.
이 지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KTX를 타고 오는데 58분밖에 안 걸린다"고 뼈 있는 말을 뱉었다. 이에 정의화 위원장이 "그래서 전부 서울로 오니 지방이 죽을 판"이라고 부드럽게 무마하려 했으나 이 지사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얘기를 요청 받은 게 처음"이라며 "논의 절차가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이어 "처음에는 송도처럼 만든다더니 녹색도시, 기업도시, 기업중심도시, 대학과 연구 도시가 거론되다가 이것도 안되니 교육과학경제 도시, 그러다가 국제과학도시로 7번이나 도시 성격이 바뀌었다"며 "혼란스럽고 신뢰도 상당히 훼손됐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백성운 의원은 "충남지사의 입장이나 고민은 이해하지만 도지사 자리는 국가의 주요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 지사는 그러나 "충청도민의 이기심인 것처럼 말하는데 충청도에서는 행복도시를 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그런 입장은 참 곤혹스럽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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