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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출마선언문에 '노무현' 없는 이유는…

[현장] "MB정부는 최악…앙갚음 하지는 않겠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독립문 공원에서 18대 대선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문 고문은 사전에 배포한 출마선언문을 축약해 별도로 10분 가량 연설했다. 이 연설문에선 '노무현'이라든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그가 '정치인 문재인'으로서 홀로서기를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문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광장에서 가진 대선출정식에서 "그 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 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이제 저는 국민과 함께 높이 날고 크게 울겠다"며 출사표를 던지며 공평, 정의, 상생, 평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 네 편 내 편 편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우리나라, '우리'라는 말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제가 추구하는 '우리나라'는 정치인에게 맡겨놓는 나라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정치와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강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가는 동안 그는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는 등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공평과 정의', '4대 성장전략', '강한 복지국가', '일자리 혁명' 등 4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힌 그는 성장과 분배, 환경과 평화의 역동적 선순환을 내건 4대 성장전략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정책자료를 배포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가는 엄중하게 하되 상대를 인정하겠다"

▲ '우리나라 대통령'을 선언하는 문재인 민주당 고문ⓒ문재인의원사무실
이날 문 고문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관람하고 순국선열추념탑을 참배한 뒤 '역사를 기억하는 민족만이 미래가 있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서대문형무소는 유신시절 문 고문 본인이 수감됐었던 곳이기도 하다.

행사 이후 인근에 있는 대신고등학교 시청각실로 옮겨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최악의 정부"라고 평가하면서도 "앙갚음식의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현 정부를 평가함에 있어 파사현정식에 방점을 찍겠냐, 통합의 관점에 방점을 두겠냐'는 질문에 그는 "내편과 네편을 가리지 않는 함께하는 우리나라를 강조를 했는데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서로 적대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를 짓밟으려는 그런 정치로 쭉 흘러왔다"면서 "국민들도 제발 싸우지 말아달라는 당부들이 많다. 이제는 그렇게 편가르지 않는 정치, 보복하지 않는 정치로 가야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는 대단히 나쁘다.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들과 함께 평가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에게 우리가 당한 것처럼 그들에게 앙갚음을 하거나 되갚아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평가는 평가대로 엄중하게 하되, 화합해가면서 상대를 인정하면서 경쟁도 하는 좋은 관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친노로 지칭되는 사람들이 깊이 반성하고..."

▲ 부인 김정숙 여사로 부터 안개꽃다발을 받고 있는 문재인 고문. 특전사 복무 당시 연인이었던 김 여사와 일화를 재연하는 장면이었다ⓒ문재인 의원사무실
이날 행사에는 1000여 명의 지지자들(주최측 추산)이 모여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문 고문은 연설 이후 부인과 아들과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문 고문 캠프 인사들 뿐 아니라 민주당과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들도 많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명숙 전 대표가 문 고문과 손을 맞잡았고 이용섭 정책위의장, 유인태 의원, 이석현 의원 등 중진급 의원들. 재선의 홍영표 의원, 김현, 서영교, 전해철, 박남춘, 홍종학, 김경협, 배재정, 진선미 등 초선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진애, 장혜숙 등 전직 의원, 문 고문에 앞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 노무현재단이사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회장,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교수 등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문 고문 측의 약점이 드러났다. 이른바 '친노' 외의 인사로는 이석현 의원 정도가 눈에 띄었을 정도다. 김두관 지사나 손학규 고문의 행사에서는 계파색채가 옅은 인물들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문 고문은 이같은 대목을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친노나 비노 그런 프레임들이 당 안팎으로 많이 지적이 되고 제가 그 가운데 친노의 핵심이면서 대표인 것처럼 그렇게 비추어지고 있다"면서 "저는 이것이 아주 잘못된 것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친노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고 빌미를 제공한 점이 있다면 깊이 반성하고 국민들이 볼 때도 민주당이 하나가 돼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나간다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서 그런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자들 가운데 일반 국민 대상 지지율에서는 문 고문이 단연 앞서고 있다. 하지만 대의원 등 '당심'을 따져보면 김두관 지사나 손학규 고문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괴리를 단시간에 극복할 경우 문 고문은 야권 내 나름의 '대세론'을 형성하며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상존하는 비토정서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상당히 힘든 행보를 밟을 수 밖에 없다.

문 고문을 돕고 있는 한 의원은 "그런 문제 등으로 인해 공식 경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역은 의외의 사람이 맡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고문을 수행하는 윤건영 보좌관은 "당장 며칠 안에 꾸려야 할 만큼 급한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행사 이후 모교인 경희대로 자리를 옮겨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대통령 '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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