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네 모녀 참사…40대 가장 “죽고 싶다”

옥천경찰, 조사 후 ‘살인혐의’ 영창 신청 예정…교육청, 심리상담 진행 등

충북 옥천경찰서

지난 25일 충북 옥천에서 벌어진 네 모녀 사망 사건은 과도한 빚에 시달린 40대 가장의 그릇된 선택으로 밝혀져 주위에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옥천경찰서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숨진 네 명 모두에서 경부압박(목 졸림) 흔적이 발견돼 질식사 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으로 지목된 남편 A씨(42)는 현재 몸이 회복된 상태에서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데로 ‘살인혐의’에 대한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평소 과도한 빚을 진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찰은 A씨가 옥천읍의 한 약국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이 든 후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가족이 숨진 비극은 지난 25일 오후 1시47분쯤 A씨의 아파트에 아내 B씨(39·여)와 10세, 9세, 8세인 세 딸이 숨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신고자는 B씨의 여동생이다.

경찰과 구급대 등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B씨와 세 자녀가 숨진 채 이불에 덮여 있었으며 외부침입과 외상 등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양쪽 팔목과 복부 등에 자해를 벌이고 쓰러져 있던 남편 A씨는 구급대가 대전의 한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마치고 의식을 회복한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 “죽고 싶다”고 흐느껴 울었다고 전해졌다.

옥천에서 검도관을 운영해온 A씨는 살고 있던 아파트가 시세를 웃도는 2억5000만원 상당의 근저당이 제2금융권에 잡혀 있는 많은 빚을 지고 있었으며 제자인 대학원생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가 제자의 부모와 심한 갈등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충격적인 사건을 접한 옥천교육지원청은 피해 아동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정신과 전문의 등 대응 팀을 파견해 교직원과 학생들의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옥천군보건소도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가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위해 발 벗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