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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은 던지고 진짜 '진보 경제'를 내놓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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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은 던지고 진짜 '진보 경제'를 내놓을 때

[특별기고] 미래노동사회 가치와 비전 위한 격렬한 논쟁 필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시장경제로 압축되는 세 바퀴 경제를 기치로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최근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 상황이 더는 해석의 문제로 합리화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악화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발표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장기구조화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넘어 경제활동인구의 중추적 세대인 40대에서조차 외환위기 이후 최대라고 할 만큼 취업률이 감소하고, 실업자가 7개월째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노동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정규직-비정규직간의 양극화 문제를 넘어 노동의 전반적인 프레카리아트화(불안정화)가 우리 사회를 엄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의 신규일자리 창출이 급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은 보이질 않아 소득(임금)-유효수요창출(투자)-성장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는 거품처럼 사그라지고 있다.


고용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세바퀴 경제의 전륜구동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였던 소득주도성장론이 이 모든 상황의 주범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십수 년 전 의사들도 할 말이 있다고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변하던 한 학자는 이제는 최저임금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생살여탈권을 박탈하고 있다면서 다시 자영업자의 대변인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2년 동안의 두 자릿수에 달하는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이 그 원흉이라는 것이다. 소위 현장의 목소리를 참칭한 이러한 목소리는 사실 별반 새로운 이야기도 아닐뿐더러 사실은 대단히 악의적이어서 기업 로비스트에게나 어울릴만한 저급한 주장이다.

1997/98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추진된 금융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적 성장전략은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열쇠였으며, 노동유연화의 이름 아래 양산된 저임금 노동력과 생존형 자영업자는 심각한 사회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의 처음과 끝이다.

일부 대기업과 첨단 산업기술분야를 제외하면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주요 경쟁국 대비 상당 부분 저가노동력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불안정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유연한 인간'의 대응전략은 각종 갑질로 점철된 직장에서 노예가 되기보다는 자영업자라는 이름으로 규제 없는 시장 상황 속에서 스스로 내 노동의 주인이 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에 '가본' 사람들은 알지만, 국가의 다양한 보조금과 '병’ 대한 착취를 방치하는 지금의 조건에서 '을'이 생존하는 기이한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됐다. 이러한 경제구조는 시장 행위자들에게 대단히 마약 같아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심각한 금단현상을 유발하고 있는 지경이다. 자영업자마저 임금인상의 아우성으로 이런 상황을 존속시키는 일은 더는 안 될 일이다.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에 답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일자리 창출, 개념의 성찬으로 끝내선 안돼

그렇다고 소득주도성장론이 현재의 구조를 개혁하는 대안으로 국민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기존에 소득주도성장론의 가치와 정책적 효과를 대변한 홍장표 전 경제수석의 경질은 청와대의 어떤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일관성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운데, 더욱 아이러니한 상황은 올 상반기 동안 보수언론과 학자들의 이 경제철학에 대한 광기어린 비난 속에서 스스로도 별반 적극적으로 방어의 모습을 보인 적도 없고, 이 정책의 입안에 별반 관여하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던 정책실장이 현재는 가치의 수호자로 인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문재인 선거캠프에 결합하고 정권 출범 후 각종 국가자문위원회에 포진한 경제학자 중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과연 신자유주의철학과 재벌의 하수인으로 찍힌 엘리트 '관료'만의 문제로 돌리면 될까? 이 무슨 허약한 경제철학이란 말인가? 거기서 힘들면 나오시던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논쟁이라도 해야지 이 무슨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러한 소동은 예고된 일일 듯싶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혹은 '포용적 성장'은 새롭다기보다는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국제노동기구(IL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가 제시한 일종의 권고모델이다.

대단히 진보적 경제정책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이 정책의 핵심가치는 196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 자본주의 주요국가가 직면한 핵심적 문제인 수요부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신자유주의의 첨병을 자임했던 국제기구조차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소득과 분배의 불균형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소위 2014년 발표된 OECD의 '포용적 성장론'이다. 최저임금도입,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 노동시간 단축, 확장적 재정정책은 기업로비스트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시쳇말로 국제적 대세이며, 당장 OECD 한국보고서마저 이를 권장하고 있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고용이 단순히 경제성장의 결과라는 낡은 자유주의 경제학의 가치를 부정하고 정부가 앞장서서 일자리를 창출하려 한다면 개념의 성찬으로 끝내서는 안 될 일이다. 포용적 성장이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개념의 차용에 안주하지 말고 정책의 목표와 추진력이 분명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제 컨트롤타워, 심각한 철학의 빈곤 드러내

일부 여론의 동향에 민감해서 우왕좌왕하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 현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는 심각한 철학의 빈곤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이미 필자도 참여한 지난달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에서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아쉽게도 이후 진보진영에서조차 정작 정부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싼 대안적 논의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비판과 우려, 심지어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칼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지면을 채우고 있다. 흡사 노무현 정부 시즌 2를 상기시킨다.

이래서는 안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의 염원을 담아 탄생한 정부이나 이를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참칭하거나, 혹을 그들만의 것으로 희화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촛불시민은 정부의 교체가 아닌 이 사회의 근본적인 권력지형의 변화를 원하였으며, 현 정부가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기존의 권력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큰 착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진보적 가치와 정책이 이를 견제하고 보완하지 않는다면 집권여당의 희망대로 우리사회의 헤게모니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사회 중도와 진보의 대단히 역설적인 공동정부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내용을 채우던지 혹은 심지어는 이를 대체할 수도 있는 보다 진보적인 정책들이 각축을 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론의 가치와 정책이 유일한 진보정책도 아닌 마당에 관념엔 순사(殉死)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일례로 고용의 문제로 되돌아가보자.


신자유주의 이념 속에 시장의 문제로 축소된 고용의 문제를 성장의 동력으로 이해하려는 소득주도정책의 기본발상을 보다 더 구체화하고 나아가서 이를 사회정책의 문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를 노동시장의 문제로 제한하여 고용정책의 미세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확인된 바이다.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연안정성이나 직업훈련 및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다양한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과거의 정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고 하기는 어려울 만큼 별다른 정책적 변화는 없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자리에 대해 논의하는 한, 그 동력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31개 대기업이 전체 수출의 66%를 차지한다고 자화자찬하는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조차 연구개발(R&D)비중은 45%에 불과하다고 실토한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OECD 하위수준일 정도이니 재벌개혁을 넘어 재벌에게 투자와 고용창출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제1 가치와 연계시키는 정책은 시급하다. 물론 이때 (노사간의) 사회적 합의가 투자의 전제가 되는 황당한 논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임금의 재분배는 결국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좀먹을 뿐이다. 임금중심의 단체협약에서 투자 중심의 단협의 중요성은 지난 봄 GM사태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수출주도적 성장전략에서 향유된 저임금구조(정규직의 고임금구조와의 샴쌍둥이)로부터 대기업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생산적 투자는 요원할 뿐이다.


이미 신자유주의적 금융시장 구조에서 대기업은 생산보다 금융에서 달콤한 수익을 내는 데 익숙해졌기에 생산적 투자에 미온적이었고, 따라서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금산분리를 반대해왔는데 다시 은산분리를 완화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터무니없는 일이다.

한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서 재벌식 경영을 규제하겠다는 일부 시민사회와 정부의 발상도 무모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금융시장주도적 자본주의 아래에서 그러한 긍정적 사례가 있었던가? 해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와 같은 약탈적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은 차치하고서라도 국민연금은 과연 수익구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소버린과 엘리엇의 기억을 재벌과 연계시키는 게 악의적이라고 느낀다면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의 악랄한 전략을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제도가 재벌을 규제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기업의 투자구조를 바꾸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재벌에 대한 규제와 기업의 투자문제를 혼동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방식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애플식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꿈은 재벌뿐만 아닌 신흥벤처기업까지 포함한 오너의 꿈일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으로 대변되는, 소위 '캘리포니아 이데올로기(Barbrook/Cameron)로 무장한 '디지털 자본주의자'들은 생산적 투자보다는 금융시장 수익과 규제없는 고용의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든 사회적 문제는 기술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솔루셔니즘(Solutionism)의 맹신자들이기도 하다. 이러한 맹신이 과연 국내의 얼치기 미래학자들의 이상과 다를까? 산업현장의 근처에도 안 가본 듯한 느낌이 드는 자칭 4차산업 전문가들은 허구한 날 인공지능 기술과 미래사회의 변화를 떠들어댄다(이들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도 몇 번 보면 신기할 정도로 똑같다. 창의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이 서로 베껴대기 일쑤인데 안습이다).

필자 개인적으로 소위 산업 4.0으로 독일식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대기업 기술이사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던진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 연구로 한국은 도대체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냐고? 미래사회의 변화에 둔감해서도 안 되겠지만, 기껏해야 시끄러운 '노동자놈들'이 싫어서 자동화를 추진하려는 한국의 기업문화 속에서 뜬금없이 인공지능 연구가 산업과 고용의 미래라고 떠드는 말도 안 되는 행태도 더 이상 경제정책에서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위 '사람' 중심이 되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들을 보면 노동부 장관을 빼고 모두가 기술 솔루셔니스트들로 채워져 있다. 당연히 일자리와는 상관없는 뜬구름 잡은 논의만 무성할 수밖에. 기업의 투자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투자의 방향과 목표는 국가의 고용정책과 연계된 산업정책의 전망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것이 최근 국내에 자주 소개되는 독일 산업 4.0/노동 4.0의 요체이다. 직무와 직업이 일치하는 과거 포디즘적 고용 행태는 앞으로 점차 사라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미래의 산업 전망 속에서 어떠한 일자리가 생성될 것인지, 어떠한 교육과 직업훈련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 산업구조에 맞는 연구가 있어야 할 텐데 산업정책도, 그와 연계된 고용정책도 보이질 않는다. 이러하니 소득(최저임금)을 둘러싼 헛소동과 혁신성장이라는 빈 수레만 요란한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국민세금으로 정부가 공무원이나 창출한다는 보수언론과 경제학자들의 비난과는 달리 정부 지원에 따른 공공부문에서의 좋은 일자리 창출은 지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부의 확대재정지출은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며, 이는 인건비 지출에 대한 지원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에 대한 투자는 더욱 필요한데, 이는 보다 구체적 비전 속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재정에 대한 보수진영의 과도한 우려는 이미 OECD 한국보고서가 반박해준 바 있지만, 궁극적으로 소득과 자산의 공정분배를 위한 시도 속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만으로 현재의 소득과 자산불평등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기대는 환상이다. 2012년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 속에서 사회불평등의 확대, 심화라는 당혹스러운(?) 결과를 바로잡는 일은 조세정의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내수진작은 물론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공적 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보유세든, 토지세든, 법인세 인상이든 조세의 공적 지출 내역을 분명히 하면 저급한 국가만능주의 시비에 휩쓸리지 않고 사회의 동의를 얻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어떠한 경우던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는 사회연대의 원칙을 공고히 하는 일이다.

이처럼 경제정책은 성장과 고용이라는 관점에만 제한되지 않고, 고용정책, 산업정책, 조세정책, 사회정책의 모든 분야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담지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급격한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잣대, 심지어 정치경제학에 대한 기초적 안목도 없이 지금은 희미하게만 존재하는 1970/80년대의 서구 복지국가의 이상향에 맞춰 개별 이슈 사회운동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대안적 경제정책의 전망을 그려내는 일은 불가능하고 헛소동에 불과하다.

진보진영, 대안 제시 못하고 마을만들기 사업 등 복마전 우려 수준

미래 노동사회의 가치와 전망을 담아내는 일은 자본주의의 미래와 관련된 만큼 다양하고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생태친화적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진보진영의 경제정책은 여전히 소득주도성장론의 대안으로 제시되지도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그 규모가 50조 원이 넘어 4대강 사업보다 규모가 큰 마을만들기 사업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르는 복마전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울 정도이다. 전국 곳곳에서 전개되는 이 사업의 지지자들은 고용창출까지 염두에 둔다고 하는데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이런 수준으로 진보적 지식인과 진보적 사회운동 및 정당이 문재인 정부를 견인해내기란 언감생심이다. 이제 소득주도성장론의 정책적 한계(가치의 한계가 아니다!)가 분명해진 만큼 이 정책의 기본적 가치는 존중하되 보다 넓은 차원에서 미래노동사회의 비전과 전망을 담아내는 포괄적 산업-고용정책, 사회정책의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사회개혁의 다양한 전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조건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격렬한 진보적 경제정책의 쟁론이 전개되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단순히 경제성장과 분배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내에서 민주적 정치시스템을 공고히 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그의 대표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사상은 옳건 그르건 간에 세간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강력하다. (...) 스스로 어떠한 지적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믿고 있는 실용적 사람은 대개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들이다."


그렇다.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가 되지 말고, 자본주의의 급격한 전환기에 더욱 구체적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경제학의 쟁론을 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그러한 논쟁의 끝이 아닌 출발점에 되면 충분하다. hic Rhodus, hic saltus!(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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