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치(人治)아닌 법치(法治)를 원한다."(정세균 대표)
"여론을 조작하지 말고 한나라당 의원들부터 설득하라."(이강래 원내대표)
"국가방재시스템과 4대강 사업 단순 비교는 사실 왜곡을 불러 일으킨다."(장상 최고위원)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등 격한 언사를 사용해 정면으로 공격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는 행복도시가 수도분할이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이 헌재 위에 군림하는 특별 기관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또 "대통령이 법치가 아닌 인치를 하려고 한다"며 "대통령 1인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만든 법도 무시하고 헌재 결정도 무시하는 게 독재적 발상이 아니면 민주주의라고 어떻게 이야기 하느냐"고도 말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장외투쟁 선언,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총사퇴 선언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었다. "야당은 국회에서 입법 관련해서 여당과 경쟁하고 싶은데,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법치를 부정하면서 야당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대통령과의 대화'를 'TV쇼'라 규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TV에서 이 대통령이 "2년차 대통령이 갖는 독선과 아집의 전형적인 모습"과 "국가균형발전이 왜 필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과 철학의 부재"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입으로는 (4대강 사업을) 수량 확보·수질개선·홍수예방을 위해 한다고 했지만 2012년 대선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암암리에 드러났다"며 "(운하는)하려면 다음이나 다다음 정권이 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모든 의원들, 다른 당들과 함께 하겠다"며 연대의 뜻을 내비쳤다.
장상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가 수해대책을 세우는 데, 노무현 정부가 강을 살리는 계획에 40~80조원을 들였다"며 "그 때는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국가방재시스템은 10여년에 걸친, 4대강만이 아닌 전국 재해예방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며 4대강은 4대강 본류에만 투자하는, 3년간의 사업"이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사업의 규모·내용·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사실 왜곡을 불러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4대강 사업의 장점'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겨레>신문은 "이 대통령이 직접 보여준 2007년의 '신국가방재시스템 구축 방안'은 건교부, 농림부, 등 9개 부처가 국가 방재의 틀을 예방 위주로 새롭게 짜기 위해 마련한 로드맵으로서 4대강 홍수대책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의 원안을 추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선거 때 표를 의식한 잘못'이 있다고 사과했지만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편 다음 달 초부터 충청권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여론전을 벌이기로 했다. 정 대표는 다음 달 1일 충북 청주와 오송 의료과학단지를 방문해 세종시의 원안추진을 촉구하는 데 이어 3일에는 충남 천안을 찾을 예정이다.
정 대표가 금주 중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회담을 갖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자유선진당과의 공조는 이미 이심전심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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