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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측근' 강창희 "전두환 쿠데타, 우발적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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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측근' 강창희 "전두환 쿠데타, 우발적 기회였다"

하나회 이력 재조명, 전두환과 '끈끈한 인연' 강조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시 되는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의 하나회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 의원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12.12 쿠데타를 "우발적 사건"으로 표현하는 등 전두환 정권의 쿠데타를 옹호했다. 이같은 인식은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회 출신 인물이 박근혜 전 위원장의 측근이며, '7인회' 핵심이라는 점도 논란 거리다.

"전두환 쿠데타? 10.26이라는 우발적 사건이 기회 줘"

강 의원은 육사 25기 출신으로 육사 11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14년 후배다. 전 전 대통령의 12.12쿠데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 소속이기도 했다. 다만 쿠데타와 광주 학살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신군부 막내' 강 의원은 2009년 낸 자신의 자서전 <열정의 시대>에서 "나의 군 생활이나 정치에서 전두환 대통령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소위로 동해안에서 소대장을 하던 시절 나를 청와대 경비 임무를 하는 수경사 30대대로 전입시킨 이가 전두환 장군이었고, 정치를 시작한 것도 전두환 대통령 밑에서였다. 또한 군대 시절 하나회 멤버였다"고 밝혔다.

수경사 30경비대대는 고명승, 최평욱, 이현우, 김진영 등 5공 시절 고속 승진을 하거나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거쳐간 '하나회의 본산'으로 불린다. 강 의원은 "우리 육사 25기 동기에서 하나회는 11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박근혜 전 위원장과 강창희 의원 ⓒ뉴시스

강 의원은 하나회를 용인하는 발언을 늘어놓았다. 그는 "(군내) 사조직이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데 대해서는 나 또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회는 어느 사회나 조직에 존재하게 마련인 일종의 '리딩(leading)그룹' 같은 것이 아니었나 짐작된다"고 옹호했다. 그는 "12.12는 하나회라는 집단이 주도하지 않았으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전두환이라는 후배를 남달리 신임하며 키웠고, 전 대통령에게는 현직 대통령이 시해당하는 10.26이라는 우발적 사건이 권력을 잡을 동기와 일종의 기회를 준 측면이 컸다는 게 나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쿠데타가 10.26이라는 '우발적 사건'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어 "5.16과 12.12는 근본적 동기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확고한 구상과 계획을 갖고 군사혁명을 일으켰던 박정희 대통령과 달리 전두환 대통령의 경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죽임이 계기가 됐다는 게 내 개인적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신군부의 광주 학살에서 비켜간 게 강창희의 '운명'이었다?

강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이 직접적 원인이 된 5.18 광주 항쟁을 포함해 10.26 사건, 12.12 쿠데타 등에 대해 "우연하게도 나는 전두환 대통령의 집권 과정에서 일어난 세 가지 역사적 사건에서 모두 비켜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5.18 때는 광주에서 그런 일이 있는 줄도 몰랐다. 보도가 통제되어서 실상을 알 수 없었다...이 세 사건은 어떻게 모두 나를 피해간 것일까. 나는 바로 이런 것이 운명이 아닌가 여긴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 시기에 내가 서울이나 전방에 있었다면 그 중 하나에는 반드시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나회 소속이었지만 당시 전두환 정권의 쿠데타와 광주 학살에 연루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는 뉘앙스다.

강 의원은 "지금도 가끔씩 전 대통령을 찾아 인사를 하고 있다. 5공 정권에 대한 평가가 어떻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이자 도리라고 여기고 있다. 전 대통령은 언젠가 자신의 집권 과정에 대해 역사적 증언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몰랐던 일들도 많이 알게 되리라 본다. 현명한 국민들은 그런 과거로부터 배우고 역사의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창희, 전두환과 '끈끈한 의리' 과시

강 의원은 전 전 대통령과 인연을 소상히 밝혔다. 강 의원은 "내가 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육사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5년 육사에 입학해 축구선수가 됐을 때다. 육사 11기인 전 대통령도 육사 축구선수 출신이다"라며 "우리가 축구 연습을 하던 주말...조용히 운동하는 것을 지켜보던 그 군인은 연습이 끝나자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는 빵을 2개씩 나눠주었다. 그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중령이 당시 1공수단 부단장이었던 전두환 중령이었다"고 회상했다.

강 의원은 "청와대 30경비대대 대대장이 되어서도 같은 빵을 사왔다. 두 달에 한 번 쯤은 토요일 오후 우리를 청계천에 있는 불고기 집으로 데리고 나갔다. 나중에 우리는 그렇게 빵과 불고기를 사주는 돈이 목숨을 건 훈련으로 받은 것임을 알았다... 당시 공수단에서는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줬다고 한다. 그 돈을 모아 후배들을 위해 빵을 사주고 불고기집에 데리고 간 것이다"라고 적었다.

강 의원은 "나는 전 대통령의 눈에 띄었다. 아직 새까만 1학년인데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다니니 유심히 지켜본 모양이다. 전 대통령이 '저 생도가 누구냐'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군복을 벗고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지는 않았지만, 전두환 정권 각종 요직을 거치면서 전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고 적고 있다.

강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와 백담사로 들어갔을 때 '면회'갔던 일화도 소개했다. "각하께서 오지 말라고 하신다"는 만류에도 강 의원은 "세상의 시선이야 어떻든 나로서는 인정으로 보나 의리로 보나 백담사에 가봐야 할 것 같았다...오지 말라 한다고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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