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 년 사이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온 대한민국이 신중간소득 함정이라고 불리우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문턱에서 정체된 지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의 한국경제의 성장모델이 대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요소투입형, 투자주도형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혁신주도형 경제를 정착시켜야 하지만 이에 실패한 대가이다. 혁신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비용효율성을 높여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단기적인 경쟁의 위협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장정체의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인간 존종과 사람성장을 추진하면서 사업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본 글은 한국경제의 위기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서의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을 소개한 것이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기업 전략의 중요한 기반이 되도록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과정·자원·조직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는 사람중심 경제 정책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확산은 한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필자)
무너지는 한국경제
지난 50여 년 사이에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 미만의 최빈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다. 하지만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문턱을 넘을 듯 넘을 듯 하면서 넘지 못하고 벌써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러한 경제성장 정체 상태는 신중간소득 함정이라고 불리우는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혁신의 부족이다. 지난 50년간 유효했던 효율성에 기반을 둔 추격성장 모델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한국경제의 성장모델은 대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요소투입형, 투자주도형 모델이었다. 이러한 모델은 기본적으로 선진국의 기술을 신속하게 모방하고 추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값싼 노동력과 자본축적을 필요로 한다. 이미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위상을 벗어난 경제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혁신주도형 경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지난 세월 동안 효율주도형 경제에 집중하다가 활동적 타성(active inertia)에 빠지고 말았다. 다시 말해, 혁신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비용효율성을 높여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단기적인 경쟁의 위협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성장정체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 현상은 2015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GEM)가 발표한 종합기업가 활동지표(Total Entrepreneurial Activities: TEA 사업경력 3.5년 미만 기업가 비율 Early-stage Entrepreneurial Activity)를 보면 명확하게 난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60개국 중 37위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한국기업의 경우 투자가 없다기보다는 혁신이 없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로 원가 싸움을 하거나 구조조정에만 몰두하는 중진국형 기업의 모습만 보이고 있을 뿐 미래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물론 한국기업들도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정부도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문제는 연구개발비를 많이 투자함에도 시장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연구개발 패러독스에 빠져 있어 연구개발이 신제품 개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신기술, 신제품 개발로 미래 시장에 도전하기보다는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한국경제는 최근의 경제위기와 글로벌 환경 변화로 직원-거래처-지역사회로 이어지는 기업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다양한 불평등구조를 양산해내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 대한 반성이 있었으나, 여전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정식에만 매달려 생태계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뿌리산업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스위스 IMD 국가경쟁력 평가를 보면 명확해 진다. 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국제 투자에서 2015년 32위에서 2016년 35위로 떨어졌고, 기업 관련법의 효율성이나 사회적 여건, 기업 효율성은 2016년에 각각 46위, 40위, 4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국경제 성장정체 위기의 해법
현재의 성장정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경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기업가정신을 되찾아 새로운 사업기회를 활발히 탐색하고 혁신을 함으로써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일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변화가 많고 그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는, 변화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와 욕구에 대한 해결책(solution)을 찾는 게 중요한데, 피터 드러커는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기업가정신이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것이 그 핵심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이나 사업모델을 많이 만들어 내고 이에 기반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왔다. 개인용 컴퓨터, 소셜 미디어, 컴퓨터 소프트웨어, 디지털게임, 전기자동차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과정에서 신생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생긴 일자리의 82%가 신생기업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현재 시가총액으로 글로벌 10대 기업에 들어있는 기업들의 대다수가 IT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회사들인 것 보아도 기업가정신과 창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GEDI(Global Entrepreneurship Development Institute)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은 몇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대기업 주도 경제체제와 규제 등으로 인해 새로운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기업이 기존 시장에 진입하거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제약이 많다. 둘째,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새로운 시장 기회 포착에 미온적이다. 내수의존형 기업이 너무 많고,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빠진 기업도 많다. 셋째, 기업친화적 문화가 과거에 비해 많이 확산은 되고 있지만, 아직도 기업가 및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넷째, 기업 문화가 지극히 위계적이어서 개방성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2017년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 지수 순위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중간 이하인 26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축적 혹은 투자와 더불어 창조성과 실행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즉 혁신의 원천을 돈(투자)에서 사람으로 바꾸어야 한다. 혁신의 원천은 구성원의 창의성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는 구성원의 창의성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 2013년, 갤럽이 142개 나라의 직원 근무태도를 조사해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engaged) 직원 비율이 13% 정도였다. 미국은 평균보다 한참 높은 30%였고, 중국은 평균의 절반 이하인 6%였다. 우리나라는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11% 수준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이 사람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직도 다수의 CEO는 단기 사업 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을 압박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직원의 업무성과를 떨어뜨릴 뿐이다. 또한 기업가정신이 왕성하다는 벤처기업에서도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창업을 포함한 신설 법인 수는 4만9424개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숫자만 늘었지 이들 기업의 성과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최근에 많이 생겨나고 있는 스타트업은 직원에 대한 정당한 대우 없이 열정만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열정페이인 셈인데 이러한 조직문화는 직원들의 퇴사를 부추기고 있다. 퇴사자들이 스타트업 근무를 그만두는 이유를 조사한 보고서에서는 퇴사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낮은 급여(16.1%), 열악한 근무 환경과 복지(14.7%), 고용 불안 (12.3%), 폐업(12%) 등을 꼽고 있다. 이들 퇴사자들의 스타트업 평균 근무 기간은 21개월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스타트업 취업을 꺼리는 경향으로 번지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2017년 10월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 졸업예정자의 49%가 “스타트업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5년 같은 조사(15.5%)에 비해 부정적인 의견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에서 사람은 돈 이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므로 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업중심’ 사고에서 ‘사람중심’ 사고로 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중심 사고만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제품 차별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주체적인 노력이 기업을 혁신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조직 내에서 인간존종과 사람성장을 추진하면서 사업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회 인식, 비전 제시(envisioning), 권한 부여(empowerment), 인적자원 개발 등이 포함된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핵심 원리는 첫째, 사업 발전과 사람성장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추구하고, 둘째, 가치 창출뿐 아니라 가치 배분도 함께 고려하며, 셋째, 기업가뿐 아니라 전 조직 구성원의 참여와 행복을 추구하고, 넷째, 발견과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2016년과 2017년 국가별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지수를 분석한 결과 사업개발 사이클, 사람성장 사이클 점수 평균은 각각 15.56(25점 만점), 14.02(25점 만점)로 나타났으며,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사업개발 사이클 점수가 사람성장 사이클 점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업개발 사이클 점수는 미국, 오스트리아, 중국, 싱가포르 순서로 높게 나타났으며, 사람성장 사이클 점수는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영국, 인도네시아의 순서로 높게 나타났고, 전체 점수는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미국, 영국의 순서로 나타났다.
국가별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지수를 보면 오스트리아가 6개 항목(변화, 탁월성 추구, 윤리, 평등, 동기부여, 생태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미국이 2개(비전 제시, 혁신), 스페인과 멕시코가 각각 1개(열정, 권한 부여) 항목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스트리아가 6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지수를 나타낸 것은 유럽의 선진국들이 사업개발과 사람성장의 균형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사업개발 사이클의 2개 항목(비전 제시, 혁신)에서 높은 점수를 보여주지만, 상대적으로 사람성장 사이클 점수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 중심의 미국식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스페인, 남미 등의 국가는 사업개발 사이클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람성장 사이클 점수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문화적 배경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기업의 핵심 목표가 이윤 창출에 있으므로 전반적으로 사업개발 사이클의 점수가 사람성장 사이클의 점수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사람성장 사이클의 점수가 사업개발 사이클의 점수보다 반드시 높아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사이클 간의 균형이다. 사람중심 기업(humane enterprise)이란 사업을 수행하면서 효과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을 수단적인 의미로만 사용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키워 기업 혁신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사람중심 기업은 사람성장 사이클과 사업개발 사이클이 균형을 이루는 문화, 제도, 절차를 가지고 있어,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가 높고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자유롭게 표출되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이 이루어지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성장 사이클과 사업개발 사이클이 균형을 이루는 문화, 제도, 절차는 기본적으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추구하는 덕목(공정성, 권한 위임, 역량 개발, 공감, 선제적 대응, 혁신, 위험 감수)을 기업에 시스템적으로 내재화한 결과를 말한다.
두 사이클의 균형이 깨진 사람중심 관리자형(humane- managerial)기업에서는 혁신의 부재로 기업 성과가 떨어져 생존하기 어렵고, 사업중심 기업가형(inhumane-entrepreneurial) 기업은 직원과 기업 간 등이 많아 지속가능한 혁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두 사이클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으로 진화해야만 기업은 지속가능한 혁신과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사람중심 기업일수록 직원의 업무 몰입도가 높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직원의 주인의식이다. 직원의 주인의식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고 이는 신제품 탄생으로 이어진다. 일본의 미라이공업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의 미라이공업은 전기·가스 설비배관을 만드는 전통적 회사인데, 1965년 창업 이래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50여 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성장의 힘은 사람중심 경영에 있다. 직원은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기업을 혁신으로 이끌고 있다. 많은 날은 하루에도 20~30개의 직원 제안이 올라온다. 그러다 보니 미라이공업이 보유한 특허는 2012년 기준 664건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직원이 참여와 헌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라이공업이 사람중심 기업가전신을 실천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사람중심 기업은 불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경기 창조형 기업이라 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중심 기업은 창업의 역설을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직원의 동기유발을 통해 그들의 아이디어로 신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내어 창업의 역설을 극복할 수 있다.
사람중심 기업에서는 직원과의 성과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사람중심 기업의 직원은 주인의식을 가진 주인이자 직원이 된다. 사람중심 기업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웨그먼스 효과(Wegman’s Effect)다. 웨그먼스 효과는 높은 임금과 좋은 복지제도가 직원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결국 매출과 이익의 증가와 같은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말한다. 사람중심 기업에서 혁신성장의 엔진은 사람(human)이다. 기업이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에 투자하면 혁신(innovation)이 일어나고, 시장(market)이 넓어지고, 성과를 거두게 된다. 즉, 사람중심 혁신 성장은, ‘기업인의 의식 혁신(사람중심 기업가정신) → 기업 혁신(직원의 동기부여를 통한 기업 혁신) → 시장 성과(기업 혁신의 결과를 시장 경쟁력으로 연결하여 시장 개척)’의 선순환을 실현하게 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그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속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푸는 것, 직원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이들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 그리고 파트너사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 모두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야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가정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은 사업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 기회를 창조하고 성장시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중심 기업가정신과 맥락을 같이한다. 사람중심 기업은 권한 위임(empowerment)으로 직원의 열정(commitment)을 만들고, 공감(empathy)으로 직원의 협력(cooperation)을 얻어내고, 역량 개발(enabling)로 직원의 능력(capability)을 키운다.
기업은 사명, 사업, 사람의 세 바퀴로 발전해야 한다. 여기서 사명(mission)이란 목적(why)을, 사업(business)은 대상(what)을, 사람(people)은 주체(who) 및 수단(how)를 의미한다. 기업의 사명은 이제 이익 창출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최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기업이 자신의 사명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이런 기업 사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 출발한다. 기업은 ‘사업’ 경쟁력이 있어야 더 많은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회 포착과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배려와 육성이 없는 기업은 지속성장이 어렵다. 혁신의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목적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중심 기업이 많아질수록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직원은 헌신과 몰입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선순환 사이클이다. 만일 직원들의 혁신 노력을 통한 생산성 향상, 가치 창출의 성과가 직원과 공유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기업 전략의 중요한 기반이 되도록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과정·자원·조직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략 측면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원리와 역동성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하며, 직원에 대한 권한 위임(empowerment), 역량 개발(enabling), 공정/공감(equity/empathy)를 강조하는 ‘사람중심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과정 측면에서는 비전 제시, 열정, 변화, 혁신, 실행력의 각 요소들이 제대로 기능할 때 사업개발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여기에 권한 부여, 윤리, 공정, 공감, 역량 개발이 이루어져야 사람성장 사이클이 작동한다. 자원 측면에서는 좋은 사람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여건에 맞게 차별화된 인력 유치 및 관리방안을 개발하고, 조직에 ‘적합한’ 인력 유치 및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력 육성 및 주도성, 그리고 책임의식을 높이는 (enabling) 노력을 강화하여, 직원의 동기 및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사람 중심 경제 정책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국가 관점에서는 신중간소득함정에 빠진 국가가 이를 극복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기업 수준에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면, 국가 차원에서는 사람중심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정책 기조의 변화 방향은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람과 사업을 함께 발전시키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확산. 둘째,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사내 성과공유를 통한 직원 처우 개선. 셋째, 사업 기회의 실현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강화 및 성과 공유. 넷째, 창의적인 기업가형 인재 양성 및 인프라 강화를 통한 창업 확대 유도. 다섯째,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글로벌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확충. 여섯째, 중소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문가 동기부여 및 육성, 역량 강화. 일곱째, 조직 내 다양성을 중시하고, 직원의 기여도 확대 및 근무여건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확산하여 국가 차원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의 직원에게 ‘실질적’ 보상 혜택이 큰 제도를 발굴하여 점진적으로 지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 일례로 중소벤처기업 인력의 소득을 높이는 정책방안으로 ‘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제도가 있다. 둘째, 정부는 현재는 성과 공유 여력이 부족하지만, 향후 이를 실시할 의지가 큰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미래성과공유제’(Performance Sharing System)가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기업의 개별 여건과 상황 차이를 반영하여, 기업별로 ’상황‘에 맞는 미래성과공유제 세부 제도를 도입하여 제도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문화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미래성과공유제를 통해 중소기업 직원의 실질 수입이 증가하고 기업문화가 되도록 추진하되, 정부는 제도 개선이나 가이드라인 제시 등에 주력하고, 궁극적으로는 민간 주도로 제도가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일하기 좋은 우수 중소벤처기업 발굴 및 시상을 통해 다른 기업들에게 롤 모델을 제공하고, 구직자들이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공공부문의 직업 안정성 및 평생누적 수입이 민간부문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는 인력이 공공부문 취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중소벤처기업의 우수인력 유치는 더 어려워지므로,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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