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오는 9월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5일 오전 11시 부산 동구 초량동 동발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영남권본부와 통일선봉대,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해 노동자상 건립 재추진 의지를 다졌다.
먼저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19기 중앙통선대장은 "2차대전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은 오늘날까지도 70년 동안 나치 전범을 추적하고 그들을 처벌하고 있다"며 "그러나 같은 전범국인 일본은 어떤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 진심 어린 배상도 없이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고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장선화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노동자상을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려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역사를 바로 세우고 주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며 "일본은 전쟁범죄 인정한 적도 없지만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일본 눈치 보고 항의 한 번 제대로 못 한다. 소녀상을 세우는 과정처럼 노동자상 건립은 역사 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노동자상 건립을 다짐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일본은 사죄하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즉각 폐기하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즉각 파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의 사죄 촉구와 함께 오는 9월 노동자상 건립 재추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았다는 광복절이지만 우리에게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결코 사과하지 않는다"며 "해마다 종전기념일인 일본은 전범자를 신으로 모신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역사를 왜곡, 날조하고 내정간섭을 일삼으며 남과 북이 만드는 평화 통일의 걸음마다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조들을 팔아넘겼던 놈들이 친일에서 친미로 갈아타며 승승장구해왔던 역사도 청산해야 한다. 한 맺힌 과거사를 제물로 삼아 일본놈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도 돈 받아 제 배를 불리고 더러운 뒷거래를 해온 놈들이 정부라는 이름 아래 득실거린다"며 "말로만 적폐청산 시늉은 걷어치워라. 우리는 촛불과 함께했던 모든 국민들의 힘을 모아 이 땅의 진정한 자주권을 되찾는 그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시민단체는 정발장군 동상에서부터 일본영사관 후문, 인창병원을 거쳐 일본영사관 정문 앞에서 외교적폐 청산을 위한 물총과 물풍선 난사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총 600m의 거리를 행진하고 해산했다.
경찰은 시민단체 집회에 앞서 경찰경력 12개 중대를 배치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했으나 결의대회는 아무런 충돌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시민단체가 예고한 부산 일본영사관 행진은 경찰이 "영사관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금지를 통고했으나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법원은 "영사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일본영사관 후문 집회에 대해서는 불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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