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북핵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남북한, 미국과 함께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종전선언 채택이 비핵화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종전선언에 속도를 내길 원함에 따라, 남북·북미 간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중국 외교부는 '북한 <노동신문>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북미가 종전선언의 단계에 접어들 시기라고 논평한 데 대한 입장과, 종전선언에 중국의 참여가 필요한지'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이런 답변서를 보내왔다.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전쟁 상태를 종결하는 것은 시대 진보의 조류에 부합한다"면서 "한반도 남북 양측을 포함한 각국 인민들의 공통된 바람에도 맞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유관 각국의 이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 중요한 당사자이자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로서 이를 위해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종전선언 입장이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오는 13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종전선언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 체제를 끝내는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의 마중물이자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이라는 점에서 올해 가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당시 종전선언에서 배제됐던 중국은 최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하고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부산에 와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하며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중국이 당초 참여에 유보적이었던 종전선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세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확실한 '뒷배'로 자리매김하며 대북 영향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또한 종전선언이 정치적인 의미의 선언으로 구속력이 약화되며 중국의 입장이 반영됨에 따라, 비핵화 단계 처음부터 관여하고자 하는 중국으로선 빠질 이유가 없어졌다.
더구나 북한이 10일부터 외국인 단체관광 입국을 내달 초까지 전격 중단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등 중국 고위급 인사 방북설까지 나돌고 있어 중국은 종전선언 참여와 조기 체결을 통해 남북미 주도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당당히 끼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또한 대외 선전용 매체 '메아리'가 12일 "북남, 조미(북미)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종전선언부터 채택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연일 종전선언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남북을 연쇄 접촉한 것은 중국의 참여를 전제로 종전선언의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제 남은 것은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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