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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캐나다 쇠고기 수입 협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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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캐나다 쇠고기 수입 협상 재개"

"한미 쇠고기협상 전례가 발목…정부, 자꾸 불리한 상황 만들어"

정부가 사실상 캐나다 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국 한미 쇠고기 협상 이후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쇠고기 시장 개방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 농식품위 간사 이계진 의원은 25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전날 실무당정협의에서 정부가 '캐나다가 쇠고기 수입 금지는 부당하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패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농수산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소송에도 임하면서 캐나다와의 협상을 통해 수입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캐나다와 쇠고기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 상황에서 정부가 캐나다의 수입 재개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것으로 안다. 이번 제소 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캐나다의 불만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계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정부 측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전달했다. 다만 국민의 우려가 큰 사안이므로 26일 열리는 농식품위 전체회의에서 공론화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加 쇠고기 협상 "정부에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

농림수산식품부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WTO 패소라는 선례를 남기는 것보다 강화된 검역기준 등을 관철시켜 수입을 재개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가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는 부당하다'고 지난 4월 제소했지만 우리 정부가 캐나다와 실무 접촉을 이어왔기 때문에, 이같은 방향 전환은 명분 쌓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레시안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캐나다와 쇠고기를 수입하기 위해 협상해왔다. 승소한다고 해서 수입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패소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은 수입 재개를 위한 상황을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승소 패소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어떤 수입 조건, 검역 조건을 내걸고 캐나다와 협상하느냐의 문제"라며 "미국과 협상의 전례가 있는데 한국이 강화된 조건을 내세울 명분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결국 (우리에게 불리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때문에 캐나다와의 협상에서도 정부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자꾸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이번 WTO 재판 과정에서 (EU,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관련국으로 참석했다. 한국이 캐나다와 쇠고기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다른 나라들이 연쇄적으로 한국에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할 수 있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광우병 발생 회수 15차례로 미국의 5배

한국은 캐나다에서 첫 광우병이 발생한 직후인 2003년 5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미국의 광우병 발생 회수가 3차례인 데 비해 케나다는 2003년 이후 15차례나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다.

더 큰 문제는 캐나다가 2007년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받았음에도 2008년에 광우병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양국이 2007년 11월에 '기술 협의' 등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난항을 겪은 것도 추가로 발생한 광우병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캐나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시점인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의 쇠고기 수입 금지는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다음달인 5월에 양자 협상을 벌였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이 와중에 정부는 WTO 재소 관련 패널(일종의 국제 통상 재판부) 선정에서 주도권을 캐나다에 뺏기는 등 미숙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쇠고기 통상 문제와 관련해 캐나다의 입장과 가까운 미국·EU·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쇠고기 수출 강국이 대거 제3자국으로 재판에 참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칠레, 아이슬란드가 패널로 선정됐다. 결국 캐나다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3자국이 아닌 패널로 선정된 국가들의 성향 등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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