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문 중인 싱가포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접촉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전날 저녁(현지시각) 열린 리 외무상과 짧은 시간 동안 만나 대화했다.
ARF 환영 만찬이 열릴 때 만찬장 밖의 대기실에서 고노 외무상이 리 외무상에게 말을 거는 방식으로 대화가 오갔다. NHK는 두 외무상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외무성에 지시한 이후 일본과 북한의 장관급 인사들이 서로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노 외무상은 작년 8월 필리핀에서 열린 ARF 장관회의 때에도 회의 전날 만찬 자리에서 리 외무상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고노 외무상은 리 외무상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일본의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며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납치, 핵, 미사일을 포괄적으로 해결하자'는 일본의 생각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고노 외무상이 그러면서 납치 문제를 해결해 국교정상화를 한다면 경제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만남과 관련해 리 외무상의 반응을 전하지는 않았다.
리 외무상 역시 이날 만찬 후 숙소에 복귀할 때 고노 외무상과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북일 간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다음 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경우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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