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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보고 최시중·박영준에 돈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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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보고 최시중·박영준에 돈 줬다"

이정배 前 대표 "로비는 실패"…인허가 늦고 파산당한데 불만 있는 듯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돈을 건넨 것과 관련해 "이명박 시장을 보고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자 <경향신문>을 비롯해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브로커 이동율 씨를 통해 최시중, 박영준 등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들에게 로비 명목으로 수 십억 원의 돈을 건넨 인사다.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과 관계에 대해 "그분을 뵌 게 2004년 말이니까, 실은 내가 최 전 위원장을 대선(이명박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는 뵌 적이 몇 번 없다. 그 전에는 1년에 한 3~4회 정도다. 저녁식사 자리도 하고"라며 "최 전 위원장에게 처음 돈을 건넨 것은 2005년 1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갤럽 사무실을 찾아가 최 위원장에게 직접 돈을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에 돈을 건넨 횟수와 관련해 "20회 좀 넘지 않나 싶다"면서 "내 개인계좌에서 이동율씨 개인계좌로 갔던 금액이 11억5000만원인가 그랬다. 다 포함해서 30억~40억원쯤 되리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브로커 이 씨가 돈 배달 과정에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 파이시티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이 전 대표는 박영준 전 차관과 관련해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막 부임할 때 (이동율씨의) 소개를 받아서 만났다. 2005년 1월 정도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차관은) 우리가 이 씨하고 공무원 만나고 할 때 중간에서 어레인지 역할을 했다"며 "한 11~12회 정도 (만났다) 어떨 땐 한 달에 한 번, 어떨 땐 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 받을 때 최 전 위원장을 찾아갔고, 최 전 위원장을 통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10월2일에 (찾아가) 부탁을 했다. 롯데호텔 1층 양식당에서 토요일 아침에 조찬을 했다"며 "(최 전 위원장이)이런 일로 네가 고생하고 있구나, (권재진 수석을) 만나서 얘기해보겠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전화도 했다. 권재진 (민정)수석한테. (권 수석이) 오전에 회의 많으니 오후 5시에 보자고 하더라. 그 뒤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수사 강도는 더 강해지고 난 결국 구속이 됐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명박 시장을 보고 돈을 건넸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런 기대가 있었다"며 "기대는 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시장 퇴임하기 직전 전에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파이시티 시설 변경 건이 급박하게 통과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원래 (우리 사업은)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내용이 아니었다. 위원회에서 크게 우릴 도와준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로비가 실패했다"고 말했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의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은 많다. 결과적으로 인허가가 났기 때문에 로비가 통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다만 2006년 도계위에서 파이시티 시설 변경이 이뤄지고, 실제 인허가가 나기까지 3년이 더 걸렸다는 점, 이 때문에 1조 원에 가까운 이자 비용을 물었다는 점 등 때문에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로비 실패'로 볼 여지가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파산하고, 이후 포스코가 시공사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는 등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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