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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석면 검출…"지하철 석면 공사,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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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석면 검출…"지하철 석면 공사, 부실하다"

방배역·문래역서도 석면 검출…서울메트로 "사실무근"

석면 해체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이 검출돼, 지하철 석면 제거 작업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하철 역사에 있는 석면을 제거하려다가, 오히려 승객들을 석면 위험에 노출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22일 석면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경복궁역 대합실과 승강장 등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석면은 백석면과 갈석면, 트레몰라이트 등으로 지하 3층 승강장과 역 개찰구 주변 등에서 채취한 5개 먼지 시료에서 나왔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 모습. 뒤쪽 파란 비닐로 덮여있는 물품이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석면 철거 장비들이다. ⓒ시민환경연구소

승객들이 지나다니는 승강장에서 이같이 석면이 검출된 까닭은 "석면 철거 공사의 관리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석면 철거 공사에 사용되는 각종 비품들이 석면에 오염될 가능성이 큰 데도, 이를 지정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승강장에 보관하며 재사용 해왔다"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지난 2007년 개정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을 보면, 석면의 제거 작업에 사용된 바닥 비닐 시트·방진 마스크·작업복 등 역시 폐석면으로 분류된다. 이들 폐석면은 지정 폐기물로 처리해, 고밀도 내수성 재질의 포대에 2중으로 밀봉해 보관·운반해야 한다. 그러나 경복궁역의 경우, 석면 공사 장비들을 승강장 구석에 쌓아두면서도 밀봉을 하지 않고 비닐로만 덮어두었다. 이렇게 승강장에 노출된 공사 장비 가운데 방진 마스크와 작업용 장갑, 보양용 비닐 등에 묻은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지하철이 승강장에 들어올 때 발생되는 바람에 이들 자재에 묻은 석면이 날릴 가능성이 있다"며 "석면 공사 안내판도 없이 공사 자재를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철거 작업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경복궁역은 하루 평균 4만1686명의 서울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이다.

이들은 그밖에도 △석면 작업 및 석면 폐기물 보관 경고판을 부착하지 않는 등, 석면 처리 규정을 어긴 점 △석면 철거 비품을 지정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은 점 △석면 철거 부위의 날림 방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방배역, 문래역서도 석면 검출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 지하철 2호선 방배역과 문래역에서 채취한 먼지 시료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방배역에서는 승강장 공사장 콘크리트 조각에서 석면의 일종인 트레몰라이트가, 문래역에서는 승강장 스피커와 천장 가림판에서 채취된 먼지 시료에서 백석면과 트레몰라이트가 각각 검출됐다.

이들은 방배역의 석면 검출에 대해서는 "승강장 천정에 뿜칠된 석면 자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석면이 외부로 날렸을 우려가 높다"며 "석면 철거 과정에서 또다시 석면이 나온 만큼, 제3자에 의한 객관적이고 상시적인 석면 철거 관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경복궁역 승강장 내선 1-1번 위치에 보관 중인 석면 철거 비품들. 이곳에서 채취된 장갑과 비닐, 분진 마스크 등에서 백석면과 갈석면, 트레몰라이트 등의 석면이 검출됐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열차 바람으로 인해 승강장으로 석면 먼지가 비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환경연구소

또한 문래역의 석면 오염에 대해서는 "승강장 천정에 뿜칠된 석면 함유 자재가 노후화돼, 석면 먼지가 날린 것으로 보인다"며 "석면에 대한 승객 노출 방지 대책에 취해지지 않은 것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과거에 석면 함유 자재를 많이 사용한 17개 역사를 '특별 관리 역사'로 지정해, 매달 석면 대기질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3개 역사 모두 '특별 관리 역사'로 지정돼 있다.

이에 시민환경연구소는 △서울시가 지난 왕십리 뉴타운 어린이집 석면 사건을 계기로 약속한 '시민 석면 감시단'을 조속히 운영할 것 △지하철 내 모든 석면 관련 공사 정보를 공개할 것 △지하철 내 현행 석면 공사 방식을 전면 재고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할 것 △노동부·환경부·자치단체의 석면 관리 규정을 강화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서울메트로 반박…"공기 중 석면 농도 0%, 위험성은 전혀 없어"

이 같은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경복궁역 석면 공사가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시민환경연구소의 발표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역사 내 석면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메트로는 23일 반박 보도 자료를 내고 "포대에 밀봉해 비산의 우려가 없는 작업자 보호 장구를 서울메트로나 보관 업체의 승인없이 무단 반출해 석면이 검출됐다고 한 시민환경연구소의 주장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이어서 "선진국의 예나 전문가에 분석에 의하면, 석면은 공기 중 비산 농도를 측정해야 하는 것이지, 고형 시료를 채취해 이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작업자가 사용한 장갑·마스크 등이 고형 자재일 뿐 아니라, 포대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공기 중 석면이 노출될 우려가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메트로는 이들 물품에 대한 석면 농도 측정 결과, 법정 기준치를 현저하게 밑도는 석면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역사에 공기질 검사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석면은 단 한 차례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논란이 된 방배역과 문래역 역시 같은 결과가 나왔으며, 석면이 함유된 자재에 대해서는 비산 위험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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