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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성 사건은 치부, 깨끗하게 사퇴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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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대성 사건은 치부, 깨끗하게 사퇴시켜야 한다"

[인터뷰]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환경법을 전공한 학자로, 대개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분류한다. 학자적 양심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이 교수가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조선일보>와 각을 세우기도 마다 않는 그의 '강성' 이미지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보수 진영 내 가장 신랄한 MB 비판자였던 그는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바뀌는 과정 속에서 누구도 얘기하지 못했던 '과거 청산'을 적극 설파했다. MB정부 실세 이재오 의원을 정면 겨냥했고, 당이 왼쪽으로 좀더 움직여 중간 지대에 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로 나타났다. 이상돈 교수가 이번 승리의 1등 공신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 이후에도 이명박 정부의 나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MB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박근혜 위원장은 측근들에 비해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이다. 이는 비대위원직을 던진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 위원장을 그래도 "현존하는 정치인 중 재벌 개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과 맥이 닿는다. 박 위원장이 재벌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김 전 수석이 박 위원장 곁에 있는 것처럼, 박 위원장이 측근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이 교수는 박 위원장의 곁에 있다.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라기 보다는 박근혜라는 인물에 대한 기대다.

박근혜와 이명박을 가르는 경계선에 서 있는 이상돈 교수를 지난 18일 만났다. 김형태 당선자가 탈당을 선언하기 전, 문대성 당선자가 탈당을 거부하기 전 시점이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들은 아직 유효하다.
▲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프레시안(최형락)

"문대성은 깨끗이 의원직 사퇴 시키고 재보선 하는 게 낫다"

프레시안 :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으로 당 안팎이 시끄럽다.

이상돈 : 문대성 사건은 한국 대학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내가 교수 30년 했는데, 내 지도로 박사학위 몇 명 됐을 것 같나. 내가 지도한 박사가 두 명이다. 석사는 20명 정도다. 박사학위가 너무 남발되는 것도 문제다. 문대성의 경우는 표절로 (국민대 심의 결과) 밝혀진다고 해도 법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사회 여론밖에는. 국민대학교는 곤혹스러울 것이다. 교수들도 그럴 것이고.

프레시안 : 학문적으로도 문제지만, 결국 공천장을 준 박근혜 위원장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

이상돈 : 솔직히 공천을 할 때 몰랐다. 공천 전까지 얘기가 나왔으면 모르겠지만. 당선자가 일단 됐으니,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출당시키더라도, 당내 윤리위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또 출당 가지고 끝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프레시안 : 문대성 당선자의 경우는 의혹이 터졌는데, 박 위원장이 부산에 가서 "든든한 젊은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상돈 : 당시 정확한 메시지가 (박근혜 위원장에게) 전달이 안 된 것이다. 그 때부터 의혹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부산의 몇몇 교수들 사이에서 "체육학과의 특성"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외신에서도 "문 당선자의 IOC 위원직 유지 문제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상돈 : 만약 (표절로) 밝혀지고 나면 IOC 위원도 안 되는 거다. 출당만 해도, 국회의원 무소속만 4년 할 수도 있다. 당을 나가면 당은 손을 털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문대성 당선자 측에서 생각해보면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를테면 선제 탈당을 했다가 대선 끝난 후 복당한다는 식으로.

이상돈 : 복당이 되겠나. 탈당하면 그만이지. 지금 보면 (자진) 탈당 가지고 무마가 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당 입장에서도 깨끗하게 사퇴시키고 재보선 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큰 것인데, 성급하게 탈당하면 우리도 손을 털 수 있는 것인데, 그것보다는 확실하게 해서 사퇴를 압박해서 관철시켜야 한다. 안되면 할수 없지만 (노력은) 해야 하지 않나.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는 선거법 관련해서 구설수가 있긴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공천 전에) 전혀 예상 못했다. 출당시킬 경우 복당은 택도 없는 얘기다. 그리고 국민이 두 사람의 무소속 국회의원을 납득할 수 있을까.

"수도권은 30대 잡기 숙제…부산에서 두 석만 잃은 것은 기적"

▲ "(청와대가) 민주당을 묶은 것보다는,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에 얽혀서 자충수를 뒀다고 본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4.11총선 복기를 해보자. 결과적으로 김종인 위원, 이상돈 위원, 이준석 위원이 이미지 쇄신에서 일등 공신이라는 얘기가 많다.

이상돈 : 그래요? 흥행이 잘 됐다.'싸게' 먹혔다. (웃음)

프레시안 : 처음 비대위 출범할 때, 우파 진영에서도 굉장히 우려를 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의 경우 '오른 쪽'의 비판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묵묵히 '중간층'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성공한 것 같다. 그런데 민주당은 중도를 지키면서 왼쪽까지 연합을 해 확장을 시켰어야 했는데, 왼쪽으로 가버렸다는 지적을 전문가들이 많이 하더라.

이상돈 : (민주당이) 그렇게 가버렸다. 새누리당의 경우는, 내가 이 정권 들어와서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거리가 좀 있었지 않나. 보수 언론이 '보수 대연합'론을 제기하는데, 나는 그것을 싫어했다. (보수의) 이미 실패한 부분은 털고 가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었다. 어차피 이 정권의 부담을 안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털게 되면 (보수표의) 파이가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을 안했다. 털어야만 더 커진다고 봤다. 그렇게 보는 사람이 보수 쪽에 별로 없었지 않나. 그런 면을 볼 때 박근혜 위원장이 김종인 박사와 저와 이준석 위원을 선택한 것은 대단한 갬블(도박)이었다. 그런데 성공했다.

프레시안 :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문제와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를 하면서 민주당의 정치적으로 묶어 놓은 것이 선거에 주요했지 않았나?

이상돈 : 글쎄, (청와대가) 민주당을 묶은 것보다는,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에 얽혀서 자충수를 뒀다고 본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미국 대사관 앞에 국회의원들이 우르르 가서 한미FTA 폐기 시위를 하고, 제주도에 비행기 타고 가서 시위를 하겠다는 발상을 했는지, 깜짝 놀랐다.

프레시안 : 의도적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덕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이 마음 놓고 '중도화 전략'을 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이상돈 : 그렇지 않다. (중도화 전략을 쓴 것은) 박근혜 위원장이 MB정부 이후 정국을 봤기 때문이다. MB정부를 넘어섰지, MB와 뭘 한 게 아니다.

프레시안 : 수도권에서는 민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선거 운동 첫 날에 박 위원장이 영등포에 갔는데, 젊은 사람들이 박 위원장이 청하는 악수을 안하고 가더라.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상돈 : 나도 빨간 옷 입고, 의정부, 오산, 수원 등에 아는 사람 지원을 갔는데, 30대 초중반 유권자들, 어린 아이 데리고 있는 모습, 가장 아름다운 모습 아닌가.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 (새누리당을) 피하더라.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뼈아픈 패배를 한 부분과 관련해 경기도의 예를 들겠다. 용인에 수지, 기흥, 처인 지역이 있다. 이번에 처인, 수지에서 당선이 됐는데, 기흥을 잃었다. 나는 기흥을 잃을 줄 알았다. 수지는 부유층이 산다. 처인은 도농 복합 지역이다. 기흥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 나는 거기 잃어버릴 줄 알았다. 비슷한 곳이 구리, 수원이다. 제일 아픈 부분이다. 이것을 우리가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프레시안 : 박 위원장은 대면에 강한 것 같다. 직접 만나서 악수하면 먹히는데, 아침 일찍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는 그 세대, 허리 세대에 안 먹힌 것 같다.

이상돈 : 전통적인 유세가, 아파트 있는 곳에서는 안 통하더라. 도농 지역에서는 역시 전통적인 유세가 통하는데. 그런 면에서 아무리 박근혜라도 스킨십과 관련해 접근의 한계가 있었다. 구조적으로 볼 때 그 세대가 과거 세대보다 교육도 많이 받았고, 사회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게다가 우리 세대 30대보다 지금 30대의 미래가 더 불확실하다. 80년대 우리 세대는 "서른살 되면 평생 직장이 생긴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세대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 있다. 그 연장선에서 MB정부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하다. 그런 것을 극복하는 게 제일 큰 과제다.

▲ "우리 세대 30대보다 지금 30대의 미래가 더 불확실하다, 80년대 우리 세대는 "서른살 되면 평생 직장이 생긴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세대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 있다. 그 연장선에서 MB정부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하다. 그런 것을 극복하는 게 제일 큰 과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복합적인 것 같다. 지금 30대, 40대 초반 세대는 박근혜라는 인물의 컨텐츠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박근혜 정치가 '단문 정치'라는 점에 비판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박근혜 위원장이 설득력을 갖고 30대에게 다가온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상돈 : 글쎄, 나는 그런 부분은 앞으로 남은 시간에 박근혜 위원장이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프레시안 : 지역 얘기로 들어가보자. 부산 경남을 보면 의석 수에 있어서 방어는 잘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한 지역들도 꽤 있었다. 야권에서는 대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반 새누리당 정서'가 심화되면 됐지, 다시 지지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들을 한다.

이상돈 : 우리가 의석 숫자 면에서만 선전한 것이지, 그렇게 득표를 하고 의석을 조금 잃었다는 게 참 기적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부산 경남 선거는, (민심이 매우 좋지 않았던) 선거 시작할 때보다는 나아진 것이다. 다선 의원들을 솎아낸 것 등 때문에 그나마 선방한 것인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새로 넣을 사람이 없어서 (공천 파동이 나고) 그랬는데, 특별한 묘책이 없지 않나. 부산에서도 젊은 세대가 야권을 지지하는 것은 뻔하다. 다만 비율이 서울보다 조금 낮을 뿐인데, 묘책은 없다고 본다. 거기는 거기고, 수도권, 호남도 포기하면 안 되고, 대선을 위해서는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방송사 파업, 박근혜가 뭔가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 "당대표는 수도권 쪽으로 와 줘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다. 그래야만 수도권에 설득력이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30대가 5년 전에는 MB에게 호감이 있었다. 지금은 '속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그래도 과거 이미지인 박근혜보다는 MB가 여러 면에서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상돈 : 사람들이 그러지 않나. 당시에 '속았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가, 이제는 허망한 이미지라는 것을 알았다. 그 세대의 다수가 여권을 비난하는 것이 나는 당연하다고 본다. 새누리당이 너무 못한 것도 있다. 지금 (비판자) 6대 (지지자) 4, 혹은 7대 3까지 가는데, 그래도 (비판자) 5.5대 (지지자) 4.5는 되도록 해야 하지 않나. 그 부분에서 더 노력을 해야 한다.

프레시안 :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쇄신 이미지를 갖게 된 게 수도권 소장파 등 주변 인물들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수도권 소장파가 이탈하고,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TK로 힘이 쏠려 버렸다. 박근혜 위원장도 그런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상돈 : 그런 부분은 유권자들이 심판해야 되겠죠. 대선 준비 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저는 당대표 관련해 비중이 수도권 쪽으로 와 줘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다. 그래야만 수도권에 설득력이 있다. 내가 볼 때는 이런 게 있다. 과거 정태근, 김성식, 이런 분들이 왜 MB 쪽에 섰는가. 일단은 박정희 싫어서 그런 것 아닌가. 박정희가 싫으니, 박근혜도 싫은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은 그래도 데모도 하고 감옥도 갔다 왔지 않나. 제가 볼 때는 그 사람들이 세상을 잘 모른 것이다. MB도 모르고 박정희도 모르고 박근혜도 모른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가 있는데, 감정적인 것을 떠나서 분명히 공도 큰 것 아닌가. 본인들이 학생운동을 해서 내재적 관점이 있었을 텐데, 그것이 (MB를 보고) 다 무너져 버린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 김성식 의원이 탈당하기 직전에 청와대에 '호루라기 불지 말라'고 했는데, 호루라기 분 사람도 문제지만 호루라기 따라간 사람은 더 문제 아닌가.

프레시안 : MB가 결국 따르던 당내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줬다. 박근혜 위원장은 어떨까?

이상돈 : 나는 조금 다르다고 보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친형님, 부인, 인척, 그리고 이재오라는 분명한 2인자가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위원장은 없다. 여기는 없다. 그게 생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도 그렇지 않았나.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을 덜 하는 편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 리더십이라는 게 피라미드식 조직과 다른 것 같다.

이상돈 : 방사형 조직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랬지 않나. 어떤 분야마다 전문가를 불러 '임자가 한번 잘 해봐' 이런 것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주변 세력에 휘둘리지 않았다. 물론 통치 기간이 워낙 기니까 단편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박 위원장도 앞으로 대중에 본격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

프레시안 :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묵은 과제들이 있다. 특히 측근 비리 관련 부분인데, 민간인 사찰, 내곡동 땅 문제, 이상득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 등이 있다. 또 정책적인 면에서도 이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가야 할까?

이상돈 : 굴러가는 대로 가는 것 아닌가. 한미 FTA나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박 위원장의 입장이 확실히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가 100%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야당 주장처럼 전면 폐기와 같은 부분은 논외다. 입장을 내는데 지장이 없다. 민간인 사찰 문제, 권력형 비리 문제는 터지면 터지는 대로 (관계를) 거두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겠나.

프레시안 : 지금 당장 문제를 보면, 방송사 파업과 같은 부분은 박근혜 위원장이 뭔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상돈 : 그런 부분, 앞으로 뭔가 수습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대선을 향한 박근혜식 정치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그런 문제 등등, 몇 가지 어려운 난제가 있다. 앞으로 정권과 협력이 필요할 수도 있는 부분도 있을 텐데, 박 위원장은 현 정권과 아주 묘한 관계에 있는 상황이다.

프레시안 : 그 뿐 아니라 전월세 대란 문제, 기름 값 오르는 문제, 등등 여러 면에서 입장을 다 밝혀야 할 것이다.

이상돈 : 지금까지는 정치에 치중해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정책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정책 대안 등과 관련해 박 위원장의 '인재풀'은 풍부하다고 본다. 진짜로 어려운 것은 언론 문제, 이런 큰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지금 완전히 손을 놓은 것 아닌가. 의지도 없는 것 같고...어려운 문제다. 뭔가 해소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끌고 가면 되겠나. 공영방송인데.

▲ "진짜로 어려운 것은 언론 문제, 이런 큰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지금 완전히 손을 놓은 것 아닌가. 의지도 없는 것 같고...어려운 문제다." ⓒ프레시안(촤형락)

"박근혜, 안철수보다 문재인과 붙을 가능성 크다"

프레시안 : 대선 행보는 어떤 컨셉으로 가야 하나?

이상돈 : 박 위원장은 (5공 때) 칩거 기간을 보낸 후 정계에 입문했는데, 입문한 후에 너무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진솔한 말을 국민들에게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국민 대중과의 접촉을, 특히 이 정권 들어서 의도적으로 자제했다. 그리고 4년이 갔다. 총선 끝났으니, 이제 비로소 대중을 홀가분하게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지금까지는 총선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총선 때 박 위원장이 좀 (대중 친화적으로) 변한 것을 보여줬다.

프레시안 : '새누리당 경선이 의미가 있느냐. 추대 형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민주적 정당인데 경선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상돈 :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경선을 할지 안할지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하게 돼 있다. 안 하려면 규정을 고쳐야 하고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경선을 생각하면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과연 의미가 있겠나. 당대표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당대표 뽑는다고 하면서 저렇게 난리를 쳤는데, 결과를 보라. 2등 최고위원 (문성근) 선거에서 떨어지고 당대표는 사임했다. 나는 그것을 "전당대회 저주가 끼었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정치 과정을 '쇼' 하는 것처럼, 너무 대중 동원에만 집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새누리당 경선, 해도 굉장히 싱거워진다. 하는 척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솔직하다.

프레시안 : 야당은 굉장히 시끄럽게 할 것 같은데?

이상돈 : 거기는 하는 것이지만, 당 대표 경선 때도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고 시끄럽게 했지 않나. 그런데 그게 그렇게 효력이 있나.

프레시안 : 경선을 안 하게 된다고 하면, 경선을 했어야 할 그 시간 동안 박근혜 위원장은 뭘 해야 할까?

이상돈 : 선거법 제한 등도 있기 때문에, 민생탐방을 할 수 있다. 사랑방 대화, 강연 등이다. 미국 대통령 후보들이 전국 투어하는 것도 있지 않나. 원내 활동은 또 그 나름대로 하지 않겠나. 현안 문제를 해결 하는 것도 있고. 국민과 약속을 100일 내에 하겠다는 데 대한 가시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프레시안 : 원내 전략 등과 관련해 원내 활동, 정치 개혁 등이 가능한 인물들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원내 활동에서 이른바 소장파 '에이스'들이 나와야 유권자들도 "새누리당에 미래가 있다"고 볼 것 아닌가.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다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이상돈 : 지금 보면 남경필, 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출신이 있다. 경북 쪽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있긴 한데, 그런 부분은 딜레마다. 초선 의원들은 당장 전문성이 좀 부족할 것이다. 이런 게 한계이긴 하지만, 앞으로 인물이 좀 나오지 않겠나. 이번 총선은 워낙 급했던 것이고, 다음 지방 선거 때라도 당이 사람을 좀 발굴해 키워야 할 것이다. 왜 인물이 없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개 집권당에서 장관이니 하는 사람들을 내놓고 정부에 가서 클 수 있도록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그런 게 없다. 정부에 참여한 사람은 오히려 주홍글씨가 새겨진다. 박근혜 위원장도 그렇고 새누리당도 그렇고 장기적으로 사람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프레시안 : 박근혜 위원장의 총선 승리 후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얘기한 것은 새누리당 입장에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황우여 원내대표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활성화 방안을 꺼냈다.

이상돈 : 선거 전에도 얘기가 있었는데, 왜 꼭 그렇게 얘기해야 했는지. 이 시점에서 (그런 정책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나는 그에 대해서 내용을 떠나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 그게 뭐 그렇게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저는 좀 그렇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말한 것 외에, 박 위원장 입에서 나온 것은 5개 국민과의 약속, 5개 공약 사항, 민생 약속인데, 이것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대선 준비하는 팀과 원내 팀, 그리고 청와대와 관계 등등이 잘 조율이 돼야 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

▲ 문재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시간이 없다. 문재인이 부산에서 생각보다 득표력이 좋았다. 야당 표가 많이 나왔다. 바람은 있었던 것이다."ⓒ프레시안(촤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위원장의 경쟁자로, 야권에서는 문재인 아니면 안철수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상돈 : 문재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시간이 없다. 문재인이 부산에서 생각보다 득표력이 좋았다. 야당 표가 많이 나왔다. 바람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표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놀랐다.

프레시안 : 박근혜 상대로 문재인을 보면 어떻나?

이상돈 : 글쎄, 대조되는 면이 많이 있지 않나. 민주화 운동도 했고, 주류 출신이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커 왔고,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에 비해 드라마틱한 뭔가는 없지만,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을 한 것도 있고, 노무현 후광이 김두관 지사보다 더 크다.

프레시안 : 안철수 교수는 어떤가?

이상돈 : 나는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안 나오고 문재인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데 또 모르죠. 대통령 (되고 싶어서) 발동이 걸리면 (나오지 말라고 해도) 안 되더라. 안철수 원장이 제대로 발동을 걸어서 대선에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박원순에 이어 '밀어주기만 하는' 역할만 두번 할 수 있을까? 그게 사람의 본성에 비춰봐서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

프레시안 :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이상돈 : 어떻게 할까요. 나는 뭘 한다는 말도 안하고 지금 이렇게 있다. 일단은 모르겠다. 교수 30년 했으니까 그만 둬도 연금 나오면 나하고 부인하고 강아지, 세 식구 밥은 먹겠더라. 교수만 하다가 너무 (삶이) 지나간 것 아닌가.

▲ 이상돈 비상대책위원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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