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이 폭로된 이후 "위수령은 잘못된 게 아니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 내부 보고서를 확인한 여야 국방위원들에 따르면,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장관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기 바란다"고 발언한 내용이 보고서에 기록돼 있다고 한다. 지난 9일 국방부 국·실장 간담회에서 송 장관이 했던 발언을 기록한 보고서라는 게 기무사의 주장이다.
보고서에는 또 송 장관이 "위수령 검토 문건 중 수도방위사령부 문건이 수류탄급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면, 기무사 검토 문건은 폭탄급인데 기무사에서 이 의원에게 왜 줬는지 모르겠다"며 "기무부대 요원들이 청와대나 국회를 대상으로 장관 지휘권 밖에서 활동하는 것이 많은데 용인할 수 없다. 그래서 기무사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있다.
전날 국회 국방위에서는 송 장관이 지난 3월초 기무사로부터 '계엄령 검토' 문건의 존재를 최초 보고받을 당시 △보고가 몇 분간 어떤 형식으로 이뤄졌는지 △송 장관이 간담회에서 '위수령은 잘못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을 놓고 송 장관과 기무사 간부들의 진술이 엇갈리며 '하극상', '진실게임' 논란을 빚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당시 야당 의원들의 보고서 제출 요구에 "제출하겠다"고 했었다.
보고서의 존재와 내용에 대해 언급한 것은 민병삼 100기무부대장으로, 그가 송 장관이 간담회 당시 '위수령은 잘못이 아니다',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 없다고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진술하자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었다.
기무사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국방부는 "(보고서에 담긴) 송 장관의 기무사 관련 언급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부인했다.
국방부는 "민병삼 대령 본인이 장관 동향 보고서를 작성해 사실이 아닌 것을 첩보사항인 것처럼 보고하는 행태는 기무 개혁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하는 증거가 될 뿐"이라고 반박했다. 기무사가 사실이 아닌 보고서를 작성해 송 장관을 음해하고 있으며 그 목적은 기무사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데에 있다는 게 국방부의 인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