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심상정·김종대 의원에 수사 협조 요청키로

정의당 "무도한 특검, 좌시하지 않겠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정의당 심상정, 김종대 의원을 상대로 수사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드루킹 김 모 씨가 정의당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협박성 행위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곁가지 수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검팀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25일 브리핑에서 "(드루킹의 트위터에 언급된) 정의당 관계자들을 확인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검토하겠다"며 "이 부분은 수사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드루킹의 트위터에 올라온 (정의당에 대한) 협박성 추정 내용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현재는 (노회찬 의원의) 장례식 기간이라 소환이 어렵다"고 했다. 드루킹과 경제적 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을 먼저 불러 조사한 뒤에 트위터에 언급된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조사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직후 5월 16일 트위터에서 "야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들...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며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으면 까불어보든지"라고 썼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가 정의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소환 조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전해지면서 정의당은 크게 반발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트위터 상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허위정보를 근거로 공당의 정치인을 음해하려는 것이냐"며 "특검의 주장이 어떤 의도인지, 어떤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검은 허위정보를 확대하고 재생산해 유포하고 있다"며 "정의당은 특검의 이런 무도한 행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지금이라도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최석 대변인은 "소위 인터넷에서 떠도는 찌라시 내용을 가지고 상중에 있는 정의당 의원을 언급했다"며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라고 했다. 또한 "피의사실 의혹이 있다면 증거를 찾고, 증거 가지고 이야기를 해라"며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박상융 특검보는 "드루킹의 정의당 관련자 협박성 글 게재와 관련, 사실관계규명을 위해 필요시 수사협조를 구하고 협조방식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것이 내 발언 취지"라며 "그런데 이 내용이 정의당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는 잘못되었으므로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진화했다.

하지만 60일로 정해진 1차 수사기간의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특검이 사건의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관련 내용보다 곁가지로 불거진 노회찬 의원 등 정의당 관련 사안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