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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싸움' 삼성 직업병, 해결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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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싸움' 삼성 직업병, 해결 실마리 찾았다

삼성전자-반올림, 조정위 결정 그대로 따르기로 합의

10년 넘게 이어진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양 측은 오는 24일 합의안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2003년 삼성전자 기흥 공장에 입사해 반도체 세정 작업을 했던 고(故) 황유미 씨가 지난 2007년 3월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반도체 공장의 산업 재해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였다. 반올림 집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에서만 118명이 직업병으로 사망했다. 삼성 계열사 전체 직업병 피해자는 320명이다. 피해자와 사망자 대부분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및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나왔다. 이는 반올림이 확인한 숫자일 뿐이므로,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는 더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고(故)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를 회유하려 드는 등 직업병 문제를 덮으려 했다. 근로복지공단 역시 황 씨를 포함한 5명의 산재 신청을 불승인 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2014년 산재를 인정하는 확정 판결을 했다. 이후 다른 삼성 직업병 사례들에 대해서도 법원이 산재를 인정했다.

삼성 직업병 문제가 공론화되자 '삼성전자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지난 2014년 구성됐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단체가 참여했으며,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았다. 조정위는 이듬해인 2015년 7월 삼성전자가 1000억 원 규모의 독립된 공익법인을 세워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 역할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조정 권고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거부했다. 독립기구가 아닌 자체 보상위원회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개별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반올림 등 직업병 피해자 편에 선 이들은 삼성 측의 이런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올림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10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정위가 다시 활동을 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2015년 1차 조정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조정위 결정을 그대로 따르기로 사전 합의하는 강제중재 방식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난 22일 이런 방식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조정위에 제출했다.

따라서 조정위가 삼성 직업병에 대한 보상과 사과·재발방지·사회공헌에 대한 조정안을 제출하면, 삼성 측은 이를 이행해야 한다. 반올림 역시 노숙 농성을 곧 중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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