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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종전선언 금년 내 채택돼야…한국정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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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종전선언 금년 내 채택돼야…한국정부 나서야"

폼페이오 방북 관련 "부분적 성과 있어…북미 이견, 극복 못할 건 아냐"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한반도 및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종전선언'의 조속한 실행을 촉구했다. 북한과 미국 간의 최근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 측이 종전선언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데 대해선 '의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서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문 교수는 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을 때의 기본적 구상은,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을 하고, 그러면 그만큼 북미 간 적대적 관계가 해소되고, 그와 연동돼서 북한 비핵화도 속도를 낸다는 생각이었다.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저는 가능할 거라고 봤다"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에서 그 부분에 대해 성의를 표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북측에서 하는데, 그 내용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그건 조금 예상 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미국 측에서는 서둘러 비핵화에 방점을 두는 것 같고, 북측에서는 동시 교환 원칙에 따라 비핵화와 불가침 조약이나 종전선언, 평화조약 등과 연결시키는 데 역점을 둔 것 같다"며 "시컨싱(sequencing), 순서에 있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이번에 분명히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에 대한 약평이었다.

문 교수는 북미 간의 입장차에 대해 "극복 못 할 건 아니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 협상을 해 보도록 하자"며 "종전선언 채택 문제는 좀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가 나서야 되겠다"고 했다.

그는 북측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미 계기에 이뤄진 북미 고위급 회담과 관련, 미국 측의 비핵화 요구를 '강도(強盜)적'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조금 더 협의를 한번 해 봐야 되겠다. 우리 정부도 나서서 종전선언 문제는 가급적 금년 내 채택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부분적 성과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미국과 북한 방식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대해서는 "그러한 수사(修辭)가 북미관계의 끝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두 정상이 합의를 해 놓은 사항이니까 어쨌든 간에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정상 간 합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희망을 갖고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북미관계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북미 간 입장차에 대해 "북측 입장에서는 '우리보고 바로 무장 해제하라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성의를 보여야 종전선언을 포함해 평화체제로 갈 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이런 의견 차이가 양측 간에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 외무성 성명을 보면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서로 연동되게 돼 있는데 미국 측에서 그 부분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래서 아직은 미국과 북한 사이 간극이 크다는 것울 확인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극복하지 못할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결국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서 차이점을 조금씩 극복해 나갈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도 쟁점은 이런 것들이다. 첫째, 북한은 점진적으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미국은 모든 것들이 일괄 타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둘째,) 또 2년 반 만이냐 또는 존 볼턴이 모스크바 가서 '1년 내'에 구체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얘기한 타임라인, 시간표를 어떻게 짜느냐. (셋째,) 하나 더 한다면 소위 비핵화의 범주를 어디까지 하느냐. 특히 북한의 핵 과학자, 기술자들까지 완전히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냐. 이런 다양한 쟁점들이 있기 때문에 쉬운 게 아니다. 그러니까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빨리 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조급한 태도를 경계했다.

그는 "일희일비할 게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제일 좋은 건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서 갖고 있는 핵탄두 전부를 반출해서 해체하게 한다거나 하면 최고의 방법인데, 그것은 어렵다. (북한의) 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사찰이 이루어진 다음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간 꽉 막혔을 때 물꼬를 뚫는 아주 핵심적 역할도 했고, 미국과 북한이 입장차를 보였을 때 그것을 거중조정해 주는 조정자 또는 중재자의 역할들을 했고,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전) 때처럼 꼬였을 때 그것을 바로잡아서 전진시켜 주는 역할도 해 왔다"며 "이제 촉진자 역할을 더 많이 해야 되겠다. 건설적인 대화를 하도록 하면서 빨리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작업을 우리 정부가 나서서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민들과 언론에는 조급한 마음을 버릴 것을 거듭 당부했다.

"생각을 해 보십시오. 70년 걸린 한반도의 분쟁과 갈등을 정말 몇 달 만에 그렇게 해결할 수 있으면 그건 뭐 하나님의 축복 중 축복이겠죠.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하셔야 될 겁니다. ‘센토사 선언’은 총론에 해당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각론의 경우는 우리가 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 북한이 지금 핵미사일 쏴대지 않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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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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