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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먹거리 이야기] ①왜 지금 '미래의 밥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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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먹거리 이야기] ①왜 지금 '미래의 밥상'인가

기후와 인구, 자원이 흔드는 우리의 식탁

▲ 곡물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 그리고 콩을 으깨 만든 후무스. 고기와 우유가 아니어도 한 끼는 이렇게 충분히 채워질 수 있다. 미래의 밥상은 식물성 재료를 중심에 두는 데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우리는 매일 밥상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 밥상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무엇을 먹을 수 있고 무엇을 길러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조건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육과 배양육, 정밀발효와 곤충 단백질 같은 낯선 말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래의 밥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그 배경부터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먹거리를 흔드는 힘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기후다. 흔히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자동차와 공장을 떠올리지만 먹거리도 그 못지않다. 한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생산에서 유통, 소비, 폐기까지 이어지는 식품 시스템 전체가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소를 비롯한 축산과 토지 이용의 몫이 크다. 문제는 먹거리가 기후의 '원인'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데 있다. 가뭄과 폭염, 폭우가 잦아지면서 작황이 들쭉날쭉해지고 늘 나던 지역에서 나던 것이 나지 않는 일이 늘고 있다.

둘째는 인구다. 유엔은 2024년 82억 명인 세계 인구가 2050년 97억 명에 이르고 2080년대에 약 103억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본다. 더 많은 사람을 먹여야 하고 소득이 오르면서 늘어나는 육류 수요까지 감당해야 한다. 지금의 방식만으로 이 수요를 채우려면 땅과 물, 그리고 기후에 더 큰 부담이 돌아간다.

셋째는 자원의 한계다. 농사지을 땅과 쓸 수 있는 물은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생산된 먹거리의 약 3분의 1이 사람의 입에 들어가지 못하고 버려진다. 한쪽에서는 더 많이 길러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른 것의 상당 부분을 버리는 셈이다.

이 세 가지 압력에 답하려는 시도가 바로 '미래의 밥상' 기술들이다. 콩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 세포를 배양해 기른 고기, 미생물이 만드는 우유 단백질, 곤충 단백질, 빌딩에서 채소를 기르는 스마트팜, 그리고 인공지능과 3D 프린터까지.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마트 진열대와 식당 메뉴에 들어와 있다. 미래의 밥상은 먼 공상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이다.

다만 신중함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마다 기대와 우려가 함께 따라붙기 때문이다. 식물성 고기는 정말 건강하고 친환경적인가, 배양육은 언제쯤 값이 맞을까, 곤충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인맞춤영양은 과장이 아닐까. 이런 물음에 '무조건 좋다'거나 '무조건 위험하다'는 답은 어느 쪽도 정확하지 않다. 무엇이 이미 와 있고 무엇이 아직 실험이거나 과장인지를 가려 읽는 눈이 필요하다.

방향을 두고 나온 구체적인 제안도 있다. 2019년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이 여러 나라의 영양·환경 학자를 모아 꾸린 'EAT–랜싯 위원회'가 제시한 '지구 건강 식단(planetary health diet)'이다. 이 식단은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와 견과를 식탁의 중심에 두고 붉은 고기와 설탕을 크게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다. 예컨대 붉은 고기는 하루 평균 14g 안팎, 곧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낮추는 대신 콩과 생선, 가금류로 단백질을 채우는 식이다. 위원회는 이렇게 식단을 바꾸면 해마다 약 11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막고 동시에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100억 인구를 먹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건강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자는 제안이다.

이 제안이 가리키는 지점은 분명하다. 같은 한 끼라도 무엇으로 차리느냐에 따라 자연에 남기는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소고기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는 데 드는 온실가스와 토지, 물이 콩류보다 수십 배 많다. 그러니 미래의 밥상은 첨단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체육이나 배양육 같은 기술도 결국 이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이며 기술이 없더라도 육류를 조금 줄이고 다양하게 먹으며 덜 버리는 선택은 지금 당장 누구나 할 수 있다. 무엇을, 얼마나 먹을 것인가. 이 오래된 물음이 미래의 밥상에서도 여전히 가장 앞자리에 놓인다.

앞으로 12편의 연재는 대체 단백질부터 스마트팜과 대체 수산물, 푸드테크와 개인맞춤영양, 푸드 업사이클링과 기후미식까지 하나씩 짚어 갈 것이다. 각 편에서 지키려는 원칙은 하나다. 유행에 들뜨지도 막연히 겁내지도 않고 근거의 수준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 미래의 밥상을 읽는 일은 결국, 오늘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를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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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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