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K-ICT기업인협회 회장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추진해 온 국내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사업을 카라칼팍스탄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실크노바홀딩스를 설립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와 페르가나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사업화를 추진해왔다. 지난 7월에는 충남테크노파크와 카라칼팍스탄 측, K-ICT기업인협회 간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충남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오는 8월 26일에는 선문대학교와 K-ICT기업인협회 등 한국측 관계자와 카라칼팍스탄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열어 교육 협력과 기업·기관 간 교류, 공동 프로젝트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한다.
9월에는 카라칼팍스탄공화국 각료회의 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누쿠스에서 열리는 국제소금가공업자 포럼(International Salt Processors Forum) 참석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협약이나 방문 횟수가 아니다. 현지 산업 수요를 파악해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을 연결하고 실제 사업과 투자, 매출로 이어지는 진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회장에게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 구상과 충남 기업의 역할, 카라칼팍스탄 협력 사업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프레시안: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카라칼팍스탄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성환: 중앙아시아를 단순한 신흥시장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는 기술력과 제품은 뛰어나지만 해외 정부나 현지 기관과 직접 협상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많다. 반면 우즈베키스탄과 카라칼팍스탄에는 산업 현대화와 투자 유치, 기술 협력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것이 우리가 하려는 일이다.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대학, 현지 정부와 기업을 하나의 사업구조로 연결해 실제 성과를 만드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프레시안: 지난 7월 충남TP·카라칼팍스탄과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나.
이성환: 중요한 것은 MOU(양해각서) 체결 자체가 아니다. 기업 진출과 기술·투자·무역 협력,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협력관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제는 카라칼팍스탄의 산업·투자 수요 가운데 한국이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해 적합한 기업과 기술을 연결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현지의 우선순위와 사업성, 한국 기업의 수행 능력, 자금 조달 가능성을 검토해 첫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8월 26일 예정된 화상회의에서는 무엇을 논의하나.
이성환: 단순한 인사나 교류 차원의 회의로 끝내고 싶지 않다. 선문대학교를 비롯한 한국측 관계기관과 카라칼팍스탄 측이 교육 협력과 인적 교류, 공동 사업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회의 이후다. 양측 실무 책임자를 정하고 추진 가능한 공동 사업을 선정해 담당자와 일정이 있는 실행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 K-ICT는 이 과정에서 기업과 기술, 기관을 연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프레시안: 참여 기관들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이성환: 한 기관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K-ICT기업인협회는 현지 산업 수요와 한국 기업을 연결하고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충남TP는 경쟁력 있는 충남 기업과 기술을 발굴·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은 교육과 인재 양성, 연구 협력,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강점이 있다. 각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실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프레시안: 9월 카라칼팍스탄 국제 소금가공업자 포럼에도 공식 초청을 받았는데.
이성환: 카라칼팍스탄공화국 각료회의 측으로부터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누쿠스에서 열리는 국제포럼 공식 초청장을 받아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초청 자체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포럼에 참석해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방문이라면 의미가 없다. 한국 기업과 카라칼팍스탄이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정부 관계자와 실무 협의를 거쳐 후속 실행계획까지 연결하고 싶다.
프레시안: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구성할 계획인가.
이성환: 사람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사업과 직접 관련된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와 전문가 중심의 소수 정예 대표단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 참가자 15명보다 실제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정할 수 있는 CEO와 전문가 5명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먼저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후 참여 기업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프레시안: 충남TP와 충남기업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이성환: 충남TP의 중요한 자산은 기업과 기술이다. K-ICT가 현지 정부의 산업 수요와 프로젝트를 파악하면 충남TP와 협력해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충남 기업과 기술을 발굴·연결할 수 있다.
단순한 해외방문 프로그램이 아니다. ‘카라칼팍스탄 산업 수요→기술검토→충남기업 발굴→현지 싫증→시장진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프레시안: 그렇다면 K-ICT기업인협회의 핵심 역할은 무엇인가.
이성환: K-ICT가 모든 사업을 직접 수행하려는 것은 아니다. 핵심 역할은 ‘프로젝트 코디네이터(Project Coordinator)’다.
현지 정부와 기관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파악하고 한국의 기업·대학·공공기관을 연결해 실제 프로젝트로 발전하도록 조정한다. 기술력은 있지만 해외 진출 경험이나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도 체계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프레시안: 타슈켄트 아주대학교를 국내 기업의 현지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성환: 중앙아시아에서 장기적으로 사업하려면 한국에서 출장만 반복해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타슈켄트에 한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베이스캠프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타슈켄트 아주대학교 측과 공간 활용과 현지 네트워크, 비자와 대관 업무 지원 가능성 등을 협의해왔다. 아직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협력이 현실화되면 한국 기업이 현지 시장 정보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타슈켄트가 한국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진출 베이스캠프라면 카라칼팍스탄은 구체적인 산업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현장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실크노바홀딩스와 K-ICT기업인협회의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성환: 두 조직의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한다. K-ICT기업인협회는 기업 지원과 기관 간 협력, 프로젝트 연결이라는 공적인 성격의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실크노바홀딩스는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거친 프로젝트에 대해 민간 기업과 전략적 투자자, 현지 파트너가 참여하는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실행하는 민간 비즈니스 영역을 담당하는 방향이다. 공공 협력과 민간 사업의 역할과 이해관계를 투명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해외 사업은 투자와 자금 조달이 중요하다. 투자 유치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이성환: 자금은 중요하지만 먼저 투자금을 모집하고 나중에 사업을 찾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현지수요→사업검증→수행기업→사업성→자금구조’ 순서로 검증해야 한다. 이후 전략적 투자자와 기업 투자, ODA, 그랜트 등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자금 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기적인 투자 수익만을 원하는 투자자보다는 중앙아시아 시장에 장기적으로 진출하려는 기업과 전략적 투자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
해외 투자에는 환율과 정책, 인허가, 현지 파트너 등 다양한 위험이 있다. 수익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요인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부·기업·전문기관을 연결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프레시안: 앞으로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
이성환: 거대한 프로젝트 10개가 아니다. 첫 번째 성공 프로젝트 하나다.
한국 기업이 실제 진출하고 현지 정부·기업과 협력해 투자와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최종적으로 사업과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 첫 성공 사례가 나오면 두 번째, 세 번째 기업의 진출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프레시안: 최종적으로 만들고 싶은 중앙아시아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
이성환: 하나의 연결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타슈켄트의 현지 거점, K-ICT의 프로젝트 조정, 충남TP의 기업·기술, 대학의 교육·연구·인재, 카라칼팍스탄의 산업 프로젝트, 민간 기업과 전략적 투자자의 사업화가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다.
한국 기업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할 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기관과 전문가들이 함께 시장을 분석하고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중앙아시아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과 투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성환: 우즈베키스탄이나 카라칼팍스탄에 무조건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중앙아시아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기술 기업과 전략적 투자자라면 함께 검토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단순한 해외 진출 행사가 아니다. 한국의 기술과 기업, 대학과 공공기관을 중앙아시아의 실제 산업 수요와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MOU 숫자나 방문 횟수가 아니라 실제 진출기업과 프로젝트, 투자 그리고 매출로 평가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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