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 부동산 정책에 이견을 제기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특히 용산공원에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방향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 사인을 보내고 있는 상황과 관련, 오 시장은 "오늘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못박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께 서울시의 입장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당장 주택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몫까지 소진하는 것은 결국 미래세대의 삶을 희생시키는 일"이라며 "그렇기에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 역시 용산공원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견지해 온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3일 공급대책 발표시 "용산공원은 좋은 입지인 만큼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주택 공급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서울시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공급을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닥공'에도 원칙이 있다.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면서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무회의에서)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막혀 있는 규제부터 풀어달라고 요청했다"며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지난 8.13 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해 온 정비사업 관련 건의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즉 부동산 공급·세제 등 전방향에 걸쳐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셈이다.
오 시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다른 국무회의 참석자들이 보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국무회의는 전체 생중계로 진행해왔지만, 이날은 을지훈련 일환으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 모두발언만 생중계됐고 안건 심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오 시장을 향해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소규모 개별건축에 대한 인허가권이 구청에 있는지 시에 있는지 등을 세세히 확인한 후 민간 공급을 늘리기 위한 규제완화 방안이 있는지 물었다"며 "오 시장이 '용적률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면서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이 함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어 "긍정적 측면은 극대화하고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는 접점이 있다"면서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다양한 의견을 점검해 주택공급을 늘릴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한 총리에게 "정책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수용하는 유연성을 갖되, 정책을 흔들려는 시도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당부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의 이 말은 한 총리에게 "건설업체들과 면담을 진행해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필요한 조치들을 꼼꼼히 챙겨달라"고 주문하면서 나온 말이지만, 내용상 오 시장을 겨냥한 말로도 풀이될 소지가 있다.
강 대변인은 오 시장이 SNS에 쓴 글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들린다"며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제가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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