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진하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논의를 둘러싸고 평택지역 시민사회가 "발생지역의 재정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며 공개 반대에 나섰다.
평택시발전협의회는 29일 평택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택의 반도체 세수는 경기도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한 비상금이 아니다"며 공동세원화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기지가 들어선 평택은 교통과 환경, 산업안전,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행정 부담을 감내해 왔다"며 "비용은 발생지역이 떠안고 세수만 광역단체가 재배분하는 방식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책임의 전가"라고 주장했다.
이번 입장문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를 재정혁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왔다.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 집중으로 심화된 시·군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고 취득세 중심의 세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세원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의회는 그러나 현행 지방세 체계에서는 법인지방소득세가 시·군세인 만큼 국회의 지방세법 개정 없이 경기도가 조례나 행정방침만으로 평택시 세입을 이전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도비 보조사업이나 특별조정교부금 배분을 공동세원화 참여와 연계하는 방식 역시 "사실상 강제 출연을 유도하는 우회적 압박"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협의회는 공동세원화 논의를 계속하려면 △시·군별 재정영향 분석 △세수 증감 추계 △배분 기준 △재원 사용계획 등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안도 제시했다.
협의회는 최근 3~5년 평균 세입을 발생지역에 우선 보장하고, 반도체 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학교·병원·환경·소방·산업안전 분야 투자비를 먼저 반영한 뒤 초과 세수 일부만 공동재원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동재원이 조성될 경우에도 경기도 일반회계나 채무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매칭 재원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가 감소할 경우 발생지역을 우선 지원하는 '역보전 장치'와 일정 기간 뒤 제도를 재검토하는 일몰제 도입도 함께 요구했다.
서울시 재산세 공동과세 사례를 법인지방소득세 공동화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재산세와 법인지방소득세는 과세 대상과 발생 구조가 전혀 다르다"며 "국가 전략산업이 집중된 지역은 광역교통과 환경, 안전관리 등 특수한 재정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평택시장과 평택시의회를 향해서는 민관 공동대책기구를 구성해 화성·용인·이천 등 반도체 생산도시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또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발생지 재정권'을 보장하는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고, 반도체 산업 유치에 따른 재정 부담과 투자 현황을 정리한 '반도체 도시 재정비용 백서'를 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향후 경기도가 법 개정 이전에 우회적인 방식으로 공동세원화를 추진하거나 실제 자치재정권을 침해하는 조치가 이뤄질 경우 정보공개 청구와 국회 청원, 시민 공청회는 물론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균형발전은 한 도시의 재원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제로섬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재원을 함께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경기도는 공동세원화보다 발생지역의 부담과 재정권을 인정하는 상생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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