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9조 원 규모 새만금 투자 발표 이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둘러싸고 '전북 소외론'이 확산되는 가운데,한 시민단체가 "전북이 분노해야 할 대상은 정부보다 36년 째 제자리걸음인 새만금 개발 방식"이라며 새만금 매립체계의 전면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군산환경운동연합은 6일 발표한 논평에서 "정치권이 정부를 향해 전북 차별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것은 전북 스스로 기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느냐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차 9조 원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도 새만금에 산업용지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든 AI 데이터센터든 또 다른 대규모 첨단산업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충분한 산업용지가 확보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논평에서 "새만금 전체 계획용지 291㎢ 가운데 현재까지 매립이 진행된 면적은 약 40% 수준으로, 약 3500만 평 정도의 땅이 조성됐다. 그러나 행정 절차까지 완료돼 토지대장에 등록된 토지는 전체 새만금 면적의 2.5~3% 수준인 약 300만 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새만금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겉으로는 광활한 땅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기업들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등록 토지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36년 동안 연평균 1% 남짓한 속도로 땅을 만든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발이 지연되는 근본 원인으로 한국농어촌공사의 '매립 방식'을 콕 집어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농어촌공사는 매립토가 부족하다며 새만금 호수 바닥의 퇴적토를 준설해 매립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 방식은 공사 기간을 늘릴 뿐 아니라 호수 수질 악화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립토가 없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금강하굿둑 완공 이후 군산항과 내항에 매년 약 320만㎥의 토사가 퇴적되고 있으며, 군산항 일대 미준설 토사는 약 1억㎥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또 수십 년간 준설토가 쌓여 형성된 금란도 역시 최소 3000만~4000만㎥ 규모의 토사를 보유한 거대한 준설토 섬이라고 밝혔다.
군산환경운동연합은 이들 준설토를 새만금 매립에 활용할 경우 매립 두께에 따라 최소 800만 평에서 최대 1300만 평 이상의 새로운 부지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해당 토사가 점토질이어서 산업용 매립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활용하지 않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새로운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돈을 들여 준설한 흙을 다시 돈을 들여 바다에 버리면서 정작 새만금에는 매립토가 없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미 금란도와 비응도도 준설토로 만들어졌는데 새만금만 안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개발체계도 전면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산환경운동연합은 "농어촌공사는 새만금 사업에서 손을 떼고 새만금개발청은 해양수산부로 이관해 준설과 매립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며 "새만금개발공사를 중심으로 해수부가 직접 매립을 추진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치권은 정부를 향한 감정적 비판보다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정치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먼저 땅을 만들어야 기업이 온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지역 투자만 부러워해서는 전북의 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현대차 9조 원 투자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며, 이후 충분한 산업용지를 확보하면 어떤 첨단산업이든 새만금으로 유치할 수 있다"며 "이제는 남의 지역을 부러워하기보다 새만금을 완성하는 데 전북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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