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오늘이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라며 국가 첨단산업 육성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정작 전북은 핵심 투자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발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배터리, 조선 등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별 투자 계획이 잇따라 공개되는 동안 전북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투자 계획을 소개하며 두 기업 총수를 향해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드리고 싶다"며 "기업이 이익을 위해 활동하기도 하지만 국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활동할 수도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전력과 용수, 인력 확보와 각종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새로운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와 함께 반도체 후공정과 첨단 패키징 분야는 충청권,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는 경북 구미, 차세대 배터리는 경남 울산, 첨단 패키지 기판은 부산, 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각각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는 제반 요건을 충족하는 곳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며 이러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의사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국가 첨단산업 투자 구상은 광주, 충청, 경북, 경남, 부산, 인천 등 전국 주요 권역을 촘촘히 연결하는 형태였지만, 전북은 핵심 전략산업 배치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전북 지역에서는 국가 미래산업 전략에서 또다시 소외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북에서 직접 약속했던 이른바 '전북 삼중소외론'과도 대비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6일 전북 유세에서 "전라북도가 얼마나 소외감이 큰지 안다. 지방이라 소외되고, 호남이라 소외되고, 호남 중에서도 전북이라 소외된다"며 "똑같은 국민인데 특정 지역이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 자체가 국가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큰 방향을 바꿀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이 더 이상 삼중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히 대우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불과 1년여 만에 발표된 국가 미래산업 청사진에서 전북은 핵심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지역사회에는 허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은 그동안 새만금을 중심으로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새만금이나 전북에 대한 별도 투자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 국가 첨단산업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는 과정에서 전북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삼중소외' 해소가 실제 국가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와 함께 향후 정부가 전북에 대한 별도의 국가 전략사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체불가 대한민국' 발표가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출발점이라면, 전북은 그 출발선에서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공통된 평가다.
그나마 전북이 기대를 걸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정부가 새만금에서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약 9조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프로젝트 정도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수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과 비교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결국 현대차 9조 원 투자 계획 하나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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