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 교무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됐음에도, 교육청이 한 달 가까이 별다른 조치 없이 교장연수까지 보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청과 학교가 서로 신고 책임을 미루는 사이 애꿎은 교사들만 업무 과중과 정신적 고통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사노동조합은 29일 성명을 내고 "동료들을 감시하고 사생활을 침해한 A교감을 광주시교육청은 즉각 직위해제하고 교장연수 대상에서도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A 교감은 지난 3월 25일경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 교무실에 홈캠(Home Cam) 형태의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동료 교사에 의해 발각됐다. A 교감은 "회의 기록용"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교사들은 즉시 교육청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문제는 신고 이후 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처였다.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최초 신고를 받은 교육청은 2~3주간 자체 조사를 벌인 뒤 "매뉴얼상 학교장이 신고하게 되어 있다"며 학교 측에 경찰 고발을 떠넘겼다. 학교장 역시 소속 직원을 직접 고발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신고를 미루면서 책임 공방 속에 시간만 흘러갔다.
결국 학교 측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A교감을 경찰에 고발한 것은 사건 발생 후 3주가 훌쩍 지난 4월 중순이었다. 그 사이 A 교감은 별다른 징계 없이 정상적으로 교장 승진 연수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자 교사노조가 이날 성명을 발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교사노조는 "경찰이 수사 중인 자를 직위해제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며 "이런 사람이 연구사와 교감이 된 것은 교육계의 거름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문직 임용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구했다.
백성동 전교조 정책실장도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교육청이 매뉴얼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교감이 없는 교무실의 업무는 고스란히 남은 교사들의 몫이 됐다"며 "선생님들은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며 교육청에 인력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묵살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A교감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직위해제와 교장연수 대상자 지명철회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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