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보낸 최후통첩 시한을 하루 남긴 6일(이하 현지시간) 양국 합의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민간시설 폭격 위협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개별 병사들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란 당국은 최근 나온 단계적 일시 휴전안에 대한 보도를 일축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6일 주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전력을 재정비하고 향후 공격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일시 휴지기에 불과할 수 있다며 이란이 타협 없이 주권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매체 <악시오스>,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일시 휴전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각 매체에서 45일, 15~20일로 보도된 휴전 기간 동안 영구 종전을 위한 협상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이란은 휴전 관련 미국 쪽 15개항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10개 항목으로 이뤄진 자체 요구안을 6일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영 매체는 이란 쪽 제안서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 의정서, 제재 해제, 손상된 기반시설 재건, 지역 내 적대행위 중단 등 내용을 담았고 "휴전을 거부"하고 "전쟁 영국 중단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은 제안서에 이란이 다시 공격 받지 않을 거라는 보장,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중단,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가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요 해상 운송로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를 해제하고 선박당 2백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란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 남쪽에 접한 오만과 나눌 예정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직접 배상을 요구하는 대신 통행료 수익금을 손상 기반시설 재건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이란의 최근 제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요한 제안이고 중요한 조치"이며 충분하진 않지만 매우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이란, 하룻밤 새 제거될 수도…그 밤이 내일 밤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후 자정까지 4시간 안에 이란의 "모든 다리가 파괴될 것"이고 "모든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불타고 폭발해 다시는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이란) 전체 국가가 하룻밤 새 제거될 수 있다"며 "그 밤은 내일 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가들이 이란이 최후통첩 시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응할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미 당국자들은 시한에 맞추기엔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아랍 당국자들은 이란 당국자들이 중재자들에게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미국이 이란 목표물을 계속 공격할 것이고 이란 고위 관리를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 공습도 계속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부 미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에 내심 회의적인 입장이며 7일 저녁에 최종 공습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들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밤새 진행될 협상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민간시설 무차별 공격은 "교과서적 전쟁범죄" 비판…미군 병사들, 전쟁범죄 가담·명령 불복종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대로 발전소, 교량 등 이란 민간시설을 무차별 폭격한다면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UN) 사무총장 대변인은 6일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특정 민간 기반시설이 군사적 목표물에 해당하더라도 이로 인해 민간인에 과도한 부수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국제인도법은 여전히 공격을 금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전쟁범죄 해당 여부는 "법원이 결정할 일"이지만 그러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 통신을 보면 크리스 밴 홀런 미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언급한 목적으로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다면 이는 명백한 전쟁범죄"이고 "교과서적 전쟁범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 개별 사령관들과 군인들이 전쟁범죄에 가담할지, 명령에 불복종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군법무관으로서 표적 설정 작전을 자문한 바 있는 마거릿 도노반과 레이첼 밴랜딩햄은 6일 미 안보·법률저널 <저스트시큐리티>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 위협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가장 심각한 전쟁범죄"로 "군인들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뜨린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해당 발언이 "군인들이 수십 년간 받아 온 법률 교육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실행되면 "병사들은 향후 법적 책임을 질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회견에서 이란 민간시설 공격 위협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기반시설 공격이 이란 민간인을 처벌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란인들이 폭격을 원한다며 "그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한국, 일본, 호주를 지목해 이란 전쟁을 돕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그는 "일본은 우릴 안 도왔고 호주도 우릴 안 도왔고 한국도 안 도왔고 나토도 안 도왔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해선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규모를 언급하며 압박을 이어갔고 나토에 대해선 "종이 호랑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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