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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위→22위' 회복된 민주주의, 다음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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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위→22위' 회복된 민주주의, 다음 과제는?

[복지국가SOCIETY] 이제는 개헌과 정치개혁의 시간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웨덴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6 민주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25년 민주주의 역량이 전 세계 179개국 중 22위에 올랐다. 2024년 41위에서 무려 19계단이나 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20위 안팎을 기록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폭락해 2023년 47위, 2024년 41위로 독재화 국가로 분류됐다. 반면 트럼프의 미국은 2024년 24위에서 2025년 51위로 급락하며 최고 단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탈락하며 선거민주주의국가로 내려 앉았다. 보고서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1965년 수준으로 퇴보했으며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민주주의인 선거제도만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상승한 대한민국과 급하락한 미국의 민주주의

국내외적 어려움이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순항 중이다.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67%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핵심공약이었던 코스피 5000 시대는 취임 7개월 만에 달성했다. 우리 사회의 오랜 난제였던 사법과 검찰 개혁도 국민의 지지 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한 사회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난 17일 개헌 논의를 꺼냈다. 개헌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가 합의 가능한 최소 수준 개헌안을 마련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제안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 짙다. 대통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의 엄격화, 지방분권의 확대 등 다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먼저 순차적인 개헌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미 39년 동안 낡은 옷이 되어버린, 87 헌법을 개헌하자는 국민의 목소리는 10명 중에 7, 8명에 달하지만, 개헌에 부정적인 국민의힘의 태도가 문제다. 이미 여야가 이야기가 된, 국민 공감대가 높은 문제부터 순차적으로 하자는 대통령의 제안은 옳다.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 공감대가 높고, 여야가 이미 한목소리를 냈던 내용부터 개헌을 해야 한다. 정치권이 개헌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은 더욱더 매서운 회초리를 집어들어야 한다.

이제는 개헌과 정치개혁의 시간

이번 지방선거에 정치권이 합의 가능한 것으로 1차 개헌을 한다면, 2차 개헌은 국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2차 개헌의 시점은 2028년 총선으로 생각할 수 있다. 2차 개헌은 40년 가까이 된, 이미 낡은 옷이 되어 버린 현행 헌법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국민의 주권과 기본권을 보다 강화하고, 이미 성큼 다가와버린 AI시대에 맞게 국민행복의 관점에서 사회적 재설계를 해야 한다. 지난해 민주주의 지수는 대폭 상향되었지만, 지난 19일 발표된 세계행복지수에서는 조사한 147개국 중에 67위를 기록했다. 2024년 52위, 2025년 58위에 이어 올해는 9단계나 떨어졌다. 국민의 삶의 질, 행복 증진이 정치의 최고 목표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한국사회에 심각한 구조적인 하자가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국민 주도 개헌이 중요한 것은 개헌 과정을 통해 국민이 헌법 정신과 가치를 학습하고 내면화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민주시민교육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차려진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밥상을 차릴 수 있으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보다 완성된 형태가 될 것이다.

국민 주도 개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국민 주도 개헌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크게 2~3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직접 도입하는 방식으로, 스위스는 유권자 10만 이상이 서명하면 헌법의 전부 혹은 일부 개정을 발의할 수 있다. 스위스 유권자가 700만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하면 1.5%가 서명하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66만 명 정도지만, 김성회 국회의원은 50만 명이 서명하면 개헌안을 청원할 수 있는 개헌절차법을 발의해 놓고 있다.

둘째는 시민의회 방식을 들 수 있다. 유권자를 인구층위별로 300~500명을 무작위 추첨 선발해 이들에게 장기간의 숙의기간을 거쳐 개헌안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기존의 정치권이 잘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 이를테면 개헌·선거법개정·기후위기 등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있거나 장기적인 과제는 시민의회 방식으로 시도하고 해결한 많은 사례가 있다. 물론 국회나 정부가 개헌의 일부 권한을 이들에게 위임할 때 가능한 일이다. 김종민 국회의원이 유사한 형태의 개헌절차법을 발의해 놓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초지역별로 주민들이 숙의를 거쳐 각자 개헌안을 만들고 일정한 절차를 걸쳐서 보다 완성된 안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 검증된 국민 주도 방식은 위의 2가지 정도라 할 수 있다. 스위스 모델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갈등과 분열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는 토론과 숙의 없는 과정은 더 큰 분열을 낳을 수도 있어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강조하는 시민의회 모델이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해 보인다.

국민주권 시대의 서막을 여는 길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어떻게 될 지는 아직 모르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면적인 개헌을 정치권에 맡겨두어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정치개혁과 선거법개정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의 극한 양당정치, 이로 인한 중앙 독점과 지역 소멸, 저출생 등은 정치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정치인들이 스스로 머리를 깎을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시합에 나선 선수들에게 해당 경기의 룰까지 만들라고 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유럽의 경우를 보더라도, 시민의회의 주된 주제가 선거법 개정 등 정치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이해당사자인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적어도 정치인들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들은 다시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인들은 여야가 합의하는 최소한의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개헌과 정치개혁은 본인들이 할 수 없는 일임을 겸허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해당 과제를 위임해 헌법개정·정치개혁 시민의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내년 1년 간 충분한 국민적 토론과 숙의를 거쳐 개헌안을 만들고, 2028년 1분기에 국회의 수정보완을 거쳐 4월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진행한다면 40년의 낡은 옷은 벗어 던져버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주권시대에 민주주의와 국민행복지수에서 세계TOP10에 들어갈 수 있는 유력한, 어쩌면 유일한 방향이다.

기득권이 된 정치인들이 스스로 권한을 일부 내려놓고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할 수 있을까? 하지 않는다면 아이슬란드의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으로 만든 앤트힐(Anthill)의 시민의회(National Forum)처럼, 시민사회가 범국민운동을 벌이는 수밖에는 없다. 반세기 민주화 운동의 일단락, 국민주권 시대의 서막을 여는 길이다.

▲지난해 3월 14일 서울 종로 광화문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행동' 집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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