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SIERN)의 중앙동아리 재등록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이렌은 중앙동아리 지원금 지급과 동아리방 사용 등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사이렌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7월 동덕여자대학교 대학 본부가 사이렌의 중앙동아리 등록을 일방적으로 취소 처분했다"며 "이는 공학전환 반대 시위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자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렌은 "통보 이후 해당 건에 대해 면담 및 최소한의 소명 기회를 요청했지만 학생지원팀은 모든 대화를 거절하고 서면으로만 답변하겠다며 해당 사안을 지속적으로 묵살했다"며 "겉으로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정작 학생과의 대화는 회피하며 자기 모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대학 본부가 사이렌의 동아리 취소 처분의 근거로 동덕여대의 창립정신과 단체의 설립 목적 위배 조항을 제시했다며 "공학 전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증거와 자료를 들이밀며 교내 유일 페미니즘 동아리를 탄압하는 행태야말로 동덕여대 창립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덕여대는 여자대학이 페미니즘 동아리를 폐지했다는 불명예 업적을 기어이 남길 것인가"라며 대학 본부는 소통을 앞세우면서 정작 면담 요청에 응하지는 않는 위선적인 행보를 즉각 멈추고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동덕여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대학 본부에 사이렌 중앙동아리 등록취소 철회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조직적 학내 시위 주동 등 (대학 본부가) 제시한 징계 사유는 사실과 다르다"며 "점거 등 학내 시위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의 학생 참여는 전부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8000 동덕인의 의견은 우리의 목소리로 증명됐으나 학교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사이렌의 징계 역시 우리의 의견을 소수의 폭도로 설정, 축소하려는 의도를 배제할 수 없다"며 "학교는 축소와 왜곡, 탄압과 은폐를 멈추고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사이렌의 중앙동아리 단체등록을 불허한다는 통지서를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2024년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해 학생들이 시위한 사건에 대해 경위서와 증거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사이렌 구성원들이 학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대학 본부는 통지서에 "2024년 11월 11일 사이렌은 총력대응위원회를 주도적으로 결성했으며, 이후 총력대응위 활동 과정에서 학내사태 관련 수업거부와 본관점거 등의 중대한 학칙 및 규정 위반 행위를 주도했다"고 적었다. 총력대응위는 공학 전환 반대 시위 초반 학생들이 모인 자발적 결사체로, 사이렌 일부 구성원은 당시 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본부는 사이렌 구성원들이 학칙 제17장 제65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학칙은 수업, 연구 등 학교의 기본 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학교 창립정신을 위배하거나 단체의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활동을 한 경우 단체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달 사이렌은 단체등록 취소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알고 싶다며 학교 측에 수 차례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학 본부는 "학교 행정의 공정성 확보, 업무의 연속성 및 일관성 유지를 위한 조치"라며 서면으로 입장을 주고받겠다고 했다. 지난달 26일에도 사이렌은 중앙동아리 단체등록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으나 대학 본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생 측 입장문과 관련한 <프레시안> 질의에 "사이렌은 지난 학내사태 당시 학교의 기본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학칙을 준수하지 않았다. 또한 중앙동아리는 단체 등록시 학교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작성하는데 이것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의 미준수, 서약 위반 등이 단체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학교의 '단체의 자격상실' 규정에 의거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면담 등의 이의제기에 대해서도 기본 절차인 사이렌에 서면 제출을 충실히 안내했지만 제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도 동덕여대 학생들은 대학 본부가 학생회 구성원들에게 장학금을, 동아리에 우수활동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공학전환 분쟁의 구심점이 된 학생사회 구성단위들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고 성토했었다.
지난해 동덕여대는 대학본부의 공학전환 추진 등을 비판한 학내 교지편집위원회 '목화'의 지면 발행 재원인 교지편집비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지편집비는 학생들이 등록금 납부 시 자율적으로 납부하는 금액이다.
당시 동덕여대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교지 인지도 및 이용률이 낮아 등록금 납부 시 교지편집비를 내는 것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불만이 있었다"며 "교지 발행을 원하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편집비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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