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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시의원, 운영 재개한 '배드파더스' 등재 피하려 5년 치 양육비 전액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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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시의원, 운영 재개한 '배드파더스' 등재 피하려 5년 치 양육비 전액 지급

유죄 판결 2년 만 배드파더스 운영 재개…신상 공개 예고에 양육비 일시 지급 사례 속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나쁜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 온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가 운영을 재개했다.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문을 닫은 지 2년 만이다. 5년 동안 양육비를 보내지 않던 현직 시의원이 배드파더스 등재 예고에 부리나케 전액을 지급하는 등 신상 공개를 피하기 위해 양육비를 지급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27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배드파더스(현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운영진은 웹사이트 운영을 재개하고 양육비 미지급자 20여 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신상에는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 사진,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이 포함됐다.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지난해 말 사이트 운영 재개를 예고한 지 일주일 만에 300여 건의 신상 공개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사실 확인 절차를 밟은 뒤 순차적으로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상 공개의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현직 시의원 A 씨의 경우 월 80만 원 상당의 양육비를 5년 동안 보내지 않다가 배드파더스 운영진으로부터 신상 공개 예고를 받자 전액 지급했다. A 씨 외에도 대기업 종사자, 전문직 등 많은 고소득자들이 신상 공개를 피하려 양육비를 일시 지급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7월 운영을 시작한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수년간 회피해 온 '나쁜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사이트를 통해 신상이 공개된 양육비 미지급자들이 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2024년 1월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자 사이트는 운영을 중단했다.

당시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구 대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 원심을 확정하고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하더라도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재판부는 "특히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개가 전파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양육비 지급의 법적 책임을 고려해도 피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26일 배드파더스(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사이트가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은 배드파더스에 등재된 양육비 미지급자 사진.ⓒ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갈무리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사이트 중단 이후로도 여전히 양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상 공개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구 대표는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한 카페에서 <프레시안>과 만나 "우리와 소통하는 양육자들 중에 형사고소로 양육비를 받아낸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이트를 운영할 때에는 신상 공개를 피하려 양육비를 지급하던 이들이 문을 닫자 다시 회피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수년 동안 소송을 진행하던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어 안타까운 마음도 컸다"라며 "미지급자들에게 고소를 당하더라도 사이트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했다.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성평등가족부의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제도 강화 △양육비 미지급자 형사처벌 형량 강화 등이 이뤄지면 사이트를 닫을 예정이다.

구 대표는 "양육비 이행명령부터 형사소송까지 평균 5~7년이 걸리는데,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릴뿐더러 소송으로 유죄를 받아내도 대다수가 집행유예 내지 벌금형"이라며 "이런 제도로는 양육비를 받아내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신상 공개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육비 미지급은 지금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생존권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저출생 현상을 걱정하기 전에 양육비 미지급 문제부터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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