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이 직접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지 않고도 성능과 사용성을 검증할 수 있는 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착용 실험에 의존하던 기존 개발 방식을 벗어나 설계 단계에서부터 성능 검증이 가능한 기술로 웨어러블 로봇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이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하 ETRI)은 ‘디지털 휴먼-디바이스 트윈’ 기반 웨어러블 로봇 통합평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실제 사용자를 대신하는 디지털 휴먼과 실제 기기를 가상으로 구현한 디바이스 트윈을 결합해,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과 사용성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 개발은 시제품 제작 이후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착용 실험을 진행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착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재설계와 추가 실험이 불가피해 개발 효율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부산대학교병원 글로컬임상실증센터와의 공동 실험을 통해 유효성이 검증됐다.
실제 환자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상태에서 수행한 근력 증강, 재활치료, 기초 기능 검사 5종의 임상 평가 결과를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분석한 결과, 신뢰성 있는 평가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신경·근골격 보조가 필요한 다양한 사용자를 가상 환경에서 정밀하게 구현함으로써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UX)을 실제 착용 이전 단계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피험자 모집과 반복적인 착용 실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물리 기반 신경·근골격 디지털 휴먼 트윈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트윈을 연동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웨어러블 로봇 통합 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사람과 기기를 대신하는 가상 모델을 결합함으로써, 웨어러블 로봇의 설계와 성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정밀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네 가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신경·근골격 디지털 휴먼 트윈 생성 기술을 통해 사용자 특성을 정량적으로 모델링하고 물리 기반 디바이스 트윈 생성 기술로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가상 환경에서 구현했다.
여기에 디지털 휴먼과 디바이스 간 상호작용을 정밀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기술과, 성능·사용성을 수치화해 설계에 반영하는 통합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ETRI는 해당 통합평가 시스템의 공인 타당도를 상관계수 0.6 이상으로 확보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웨어러블 로봇 평가 결과와 유사한 수준의 신뢰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TRI AI로봇UX연구실 김우진 기술총괄은 “기존에는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착용 실험이 필수였지만 디지털 트윈 기반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사용자 특성을 가상으로 조합해 최소한의 임상시험만으로도 최적의 디바이스 사양과 제어 알고리즘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대섭 AI로봇UX연구실장은 “이번에 확보한 디지털 트윈 원천 기술을 재활 로봇과 보행 보조기기,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등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로봇 UX 분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환 부산대학교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로봇 평가·검증 기술은 웨어러블 로봇을 넘어 다양한 로봇 개발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관련 연구와 산업 적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웨어러블 로봇 제작업체와 로봇 전문 제조 기업 등에 기술이전하고 후속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와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정보통신·방송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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