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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려오라는 것 아냐…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하자는 것"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 "무엇이 과학인지 합리적 판단 필요"

"반도체 기업이 전북 새만금으로 내려오라는 것 아니다. 경기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 9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문제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SK하이닉스 내려오라는 것 아니다. 삼성전자는 토지 매수 협상 중인데 이게 만만치 않다. 산을 다 깎아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여러 문제가 있으니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내려오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삼성전자 이전은 조금 구체화해서 하는 말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재검토하면 된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첨단전략산업 입지 배치와 국가산단 조성과 계획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추진된다"며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국가산단 조성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 9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문제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

경기도 용인특례시 이동읍과 남사읍 일원에 약 728만~777만㎡ 규모로 조성 중인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지난 2024년 12월에 계획 승인이 났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팹(Fab) 6기와 소재·부품·장비·설계기업 60~80여개 사 등이 입주하게 되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약 360조원 이상 국내 민간투자 유치가 예상된다.

이정현 대표는 "정부와 삼성과 LH 간 협약이 있지만 이전 정부의 잘못된 계획에 대해 충분히 재평가하고 재검토해서 판단 계획을 내리고 수정하면 될 것"이라며 "이것은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용인 반도체 산단 추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2개의 반도체산단이 필요로 하는 전력은 원전 16기 분량의 16기가와트(GW)로 국내 전체 전력수요의 16%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하지만 용인은 물론이고 수도권 전체에 이를 감당할 발전소는 없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용수 문제도 해결하기 힘들다.

이정현 대표는 "용인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용수가 경기연구원 추산으로 일일 167만톤이고 환경부는 107만톤으로 추산했다"며 "용수 170만톤이라면 수도권 주민 500만명이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물량인데 아무리 끌어와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각한 기후변화로 한강수계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할 경우 수도권 물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정현 대표는 "새만금은 용인과 다르다"며 "일단 오는 2030년까지 5GW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만금개발청과 정부 계획상으로는 2035년까지 10GW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수상태양광의 경우 약간의 논란 소지는 있지만 영농형 태양광으로 4GW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물 공급 역시 용담호의 1급수 생공용수 여유량이 하루 60만 톤에서 최대 80만 톤이 가능해 반도체산업의 입지로는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이정현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새만금 이전은 과학이 아닌 정치'라고 비판했지만 어느 것이 과학인지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산업의 인프라 내지 필수조건을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 변동성이 심한 반도체산업의 빠른 대응이 가능한가, 미래 반도체 산업을 위해 어떤 선택이 옳은가 등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정현 대표는 "정부와 삼성과 LH 간 협약이 있지만 이전 정부의 잘못된 계획에 대해 충분히 재평가하고 재검토해서 판단 계획을 내리면 수정하면 될 것"이라며 "이것은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 페이스북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은 대선 공약부터 최근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간담회, 신년사까지 일관되게 '산업 재배치를 통한 균형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대통령이 실용주의적 관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청와대에서 '기업이 선택해야 할 몫'이라고 말한 것은 이 문제가 너무 확산되는 것 같아 일정 부분 속도 조절을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석한 후 "용인 국가산단에 대한 재검토는 아직 없지만 축소할 수도 있고 여러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 논란을 계기로 '수도권 이기주의'와 '기득권 수호'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뿌리 깊게 형성돼 있는지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지역에서도 반도체 기업을 담아낼 생태계 조성 등 여러 준비를 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업이 어디로 갈 것이냐는 기업의 고유 선택이다. 기업의 선택이 작동하는 지점은 반도체 산업의 인프라나 향후 생태계 조성이 가능한 곳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북은 반도체 기반 확보를 위해 새만금 적지론을 설득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부권 벨트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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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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