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서 매장문화재 존재 가능성이 확인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착공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근 불거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논쟁에도 다시 불이 붙는 모습이다.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일원 국가산업단지 일부 부지에 대해 매장유산 시굴·표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 6기를 구축할 핵심 구역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개발 행위에는 제약이 따른다. 조사 기간이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가량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착공 일정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전력 수급 문제를 둘러싼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입주할 경우 전력 수요가 원전 15기 분량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수도권에 초대형 전력 소비형 산업을 계속 집중시키는 전략이 적절한지를 두고 정치권과 지역사회 전반으로 논의가 확산됐다.
물론 이미 행정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국책사업을 전면적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 국가산단에 수백조 원을 투자해 중장기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도 문화재 조사로 일정 조정 가능성은 제기되지만, 사업 방향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전력 공급과 송전망 갈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 일정 변수까지 겹치며, 용인 클러스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포화와 주민 반발로 전력 인프라 확충이 반복적으로 지연돼 왔고, 용인 클러스터 역시 이러한 한계를 안고 출발한 사업으로 평가돼 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수도권에서는 ‘지금 당장 이전’이 아니라, 향후 반도체 산업 확장 국면에서 입지와 전력 전략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이 진행 중인 새만금은 전력 집약형 산업을 중장기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 지역으로 거론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춘 지역에 산업 기능을 분산 배치하자는 주장이다.
이와 맞물려 전북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추진되는 송전선로·송전탑 건설이 비수도권에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력은 지방에서 생산되지만 산업의 이익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실이 지역 갈등을 키운다는 문제의식이다.
실제로 8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 준비위원회’와 ‘송전탑건설백지화 전북대책위원회’ 간 간담회에서는 송전망 갈등의 대안으로 전력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이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안호영 국회의원을 비롯해 전북도의회 및 도내 시·군의회 관계자,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해, 전력은 지방에서 생산되지만 산업 입지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송전선로·송전탑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전북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용인 클러스터를 당장 옮기자는 주장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확장 국면에서 입지와 전력 전략을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라고 선을 긋고 있다. 문화재 조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일정 문제를 넘어 산업·전력 구조 전반을 다시 묻는 국면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전면 이전은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 속에서도, 수도권 집중 구조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는 여전히 남은 정책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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