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북지사 자리를 놓고 출마예정자 4인간의 '프레임 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자신이 유리한 틀에 상대를 가두고 이슈를 선점하려는 '프레임 전쟁'은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에서 출마 입지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결정적 도구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차기 전북지사 전선에는 정치인과 행정가 출신의 대결 구도라는 틀이 등장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7일 출입기자들과의 신년간담에서 "전북도정에 필요한 것은 세심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는 '디테일'이다"며 "그런데 정치인들은 주로 크고 넓게 보다보니 이것에 약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4자 대결 구도에서 자신이 유일한 정통 행정가 출신임을 내세우며 '정치인 대(對) 행정가 출신'의 프레임을 슬쩍 건드린 셈이다.
정헌율 시장은 또 "새만금 반도체 공장 유치만 해도 세부적인 준비가 필요한 사항인데 정치인들은 큰 틀에서 전북에 와야 한다고만 말한다"며 "지금은 행정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흐름을 빨리 감지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변에서는 "정치인은 디테일에 약하다는 틀을 제시해 경쟁자인 3인의 정치인을 공격하면서 구도의 틀을 정치인과 행정가로 전환하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전북발전 전략과 관련해 '외발적 의존'과 '내발적 자강'이란 프레임을 통해 김관영 도정의 구태를 공격하며 다른 경쟁자까지 같은 쪽에 가두려는 모습이다.
이원택 의원은 "전북도정의 외발적 발전전략은 '보여주기식'과 '이벤트식' 행사로 귀결됐다"며 "보여주기식 행사와 숫자 중심의 행정은 언론브리핑의 성적표만 채워주는 '낡은 방식'이다"고 십자포화에 나섰다.
이원택 의원은 또 "도정은 이벤트가 아니라 철학이어야 한다"며 "전북경제 생태계를 강력하게 구축하고 부가가치가 선순환되도록 바꾸겠다"는 말로 자신의 '강력한 전북' 구호를 설파하고 있다.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새만금 반도체 공장 유치' 논쟁의 주도권 확보를 통해 '실천하는 정치인'의 차별화된 이미지 프레임을 굳히려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북 이전을 지속적으로 주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에 '특위'까지 만들어 삼성전자의 새만금 유치 이슈에 본격적인 불을 댕겼다.
이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확대되며 안호영 의원은 매일 1건 이상의 기자회견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정헌율 익산시장과 이원택 의원은 최첨단 고부가의 반도체 산업을 전북에 끌어오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을 달리해 주목된다.
두 사람은 수도권 반발에 부딪혀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삼성전자 유치보다 '남부권 반도체 벨트' 유치에 무게를 두고 서둘러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한쪽은 SK하이닉스에 비해 부지 계약 단계의 삼성전자를 새만금에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남부권 반도체 벨트'를 끌어오는 현실적 접근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지방선거에서 '프레임 전쟁'은 상대의 언행이나 해석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두고 작은 허점도 크게 확대 재생산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격화하면 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상대의 프레임에 갇히면 해명할수록 역효과가 날 수 있고 메시지가 방어적으로 변해 주도권을 잃을 우려도 적잖다"며 "이런 측면에서 공세와 방어 차원의 치열한 '프레임 전쟁'이 지방선거의 새 관전 포인트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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