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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동양의 철학이고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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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동양의 철학이고 미학이다

[최재천의 책갈피] <차의 책> 오카쿠라 텐신 글, 박선정 번역, 오오카와 야스히로 사진

송나라의 시인 이죽란(李竹嬾)은 세상에서 가장 한탄할 일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잘못된 교육으로 재능있는 청년들을 망쳐버리는 일이요, 둘째는 저속한 감상으로 훌륭한 그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며, 셋째는 취급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좋은 차를 못 쓰게 만드는 일이 그것이다."

동양 문화 속에서 차의 중요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문장이다. 새해 첫 날 '커피를 마시며' <차의 책>을 읽었다.

저자는 오카쿠라 텐신. 1988년에 설립된 도쿄 미술학교의 초대 교장이자 미술비평가. 책은 저자가 미국 보스턴 미술관 동양부 부장으로 근무하던 1906년에 영문으로 집필한 평론으로 원제는 <The Book of Tea>.

책의 주제라면 "다도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함에 대한 숭배이며, 고난과 불가능의 연속인 인간의 삶 속에서 가능한 무언가를 성취하려는 작은 노력이다."

하지만 책은 차의 책이 아니다. 동양철학이다. 동양미학이다. 본질적으로는 인류 보편의 아름다움에 대한 뿌리를 찾고, 삶과 예술을 탐색한다. 좁게는 일본 문화에 대한 서양인의 편견을 깨뜨리는 안내서. 오오카와 야스히로의 사진이 절묘하다.

지난해 12월 중순 학고재 갤러리 우찬규 회장님을 뵈러 갔다가 다실 탁자에서 발견했다. 눈독을 들켰던 모양이다. 기꺼이 건네주셨다. 이런 책의 독서는 호흡이 가팔라서는 안된다. 운좋게 정초라는 시간이 맞아 떨어졌다.

여러 생각이 있다. 워낙 통속적인 생각이라 덧붙이기가 부끄럽다. 자칫 책을 덧내는 일이 될게 뻔하기에.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한국사회는 좀 더 철학적 삶을 살아야 한다. 너무 경쟁적이고, 통속적이다. 시장보다도 더 날카로운 정글의 법칙만이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물신적이다. 이 책이 저술된 1906년의 세상도 우리처럼 그랬던 모양이지만.

"현대인들은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갖기 위해 애쓴다. 고상한 것보다는 비싼 것, 아름다운 것보다는 유행하는 것을 소유하고자 한다."

다음은 K라는 이름의 문화다. 우리는 K라는 문화를 어떻게 안내하고 소개하고 있을까 1906년의 저자만큼이나 2026년 한국문화를 제대로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해다. 덕담을 나누어야 한다. 일본의 다성 리큐 선사가 즐겨 인용했던 옛 시란다.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는 이에게 / 보여주고 싶구나 / 깊은 산 눈 속에서 피어나는 / 새싹의 봄 기운을"

▲<차의 책> 오카쿠라 텐신 글, 박선정 번역, 오오카와 야스히로 사진 ⓒ시그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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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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