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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 눈물 흘린 검사, 왜? "쿠팡 노동자, 퇴직금 200만 원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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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 눈물 흘린 검사, 왜? "쿠팡 노동자, 퇴직금 200만 원이라도…"

"쿠팡 퇴직금 사건에 지휘부가 무혐의 지시" 국회 증언

쿠팡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현직 부장검사가 국회에 나와 '검찰 지휘부의 무혐의 처분 지시가 있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증언했다. 그는 쿠팡 노동자들이 떼인 퇴직금을 받고, 잘못된 행동을 한 쿠팡과 공무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연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 문지석 검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해당 사건에 검찰이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린 과정에서 인천지검의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서였다.

의혹의 골자는 쿠팡이 일용직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취업규칙을 불이익 변경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노동청이 압수해 검찰에 넘겼음에도 엄 지청장과 김 차장검사가 '노동청 압수수색 결과를 포함하지 말고 무혐의 처분을 내리라'고 당시 사건 주임검사에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문 검사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의 '쿠팡 퇴직금 사건 불기소 처분에 동의했나'라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엄 지청장이 핵심 증거 누락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이끌었다는 의혹이 맞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문 검사는 "그렇다"며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전달됐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상태로 대검에 보고되며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고 했다.

문 검사는 그 과정에서 김 차장검사가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 '괜히 힘빼지 마라' 등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문 검사는 "당시 엄 지청장이 사건 기록을 하나도 안 본 상태인데 수사 검사를 직접 불러 처리를 지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저는 검찰이 (쿠팡을)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 원 정도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았으면 좋겠고, 부적절한 해동을 한 모든 공무원이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검사는 이런 내용을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안호영 기후노동위원장이 공개 증언에 나선 이유를 묻자 문 검사는 "잘못됐기 때문이고 이렇게라도 해 근로자의 권익을 확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조직 내에서는 안 좋게 평가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종철 쿠팡CFS 대표도 국감장에 출석했다. 그는 일용직 퇴직금 지급 기준을 원래대로 바꾸겠다며 "많은 오해와 혼선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기후에너지환경고용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문지석 검사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관련 질의에 답변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도 다뤄졌다. 앞서 일본기업 니토덴코의 한국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나자 법인을 청산하며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은 뒤 거부한 이들을 정리해고했다.

이에 반발한 해고자 7명은 비슷한 물품을 생산하는 니토덴코의 다른 한국자회사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600일 간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2016년에 3~40명이 한국니토옵티칼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와 일하기도 했고, 반대 경우도 있다. 이전에는 됐던 전적 채용이 왜 지금은 안 되나"라고 말했다.

이배원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별도의 대표이사와 이사진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며 "해당하는 두 명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퇴사한 후 한국니토옵티칼로 입사했다"고 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한국에서 토지 무상임대, 세제 혜택 등 수많은 혜택을 받고도 한국 노동자와 대화하지 않고, 정부가 지적해도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며 "본사와 한국 간 소통, 노사 간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요청했다.

이 대표는 "본사에 우려를 전달하겠다"며 "(본사) 영향력이 크다는 걸 일단 말씀드린다"고 했다.

질의가 끝난 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이 대표에게 고용승계 논의를 위한 교섭 요구 공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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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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