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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故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8일만에 방문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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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故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8일만에 방문했으나…

엔딩크레딧 "전향적 입장 없이 방문, 유감…유족 요구 조속히 수용해야"

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 어머니 장연미 씨가 딸의 죽음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지 8일 만에 안형준 MBC 사장이 장 씨를 만났다. 다만 유족의 요구에 대한 뚜렷한 응답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단체 '엔딩크레딧'은 15일 보도자료에서 "이날 오전 11시 30분 안 사장이 오요안나 어머니가 단식 중인 농성장을 사전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며 "안 사장이 지난 7월 30일 유족을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지 45일 만이었고, 어머니가 단식농성에 들어간지 8일이 지나서"였다고 했다.

이어 안 사장이 "'건강이 염려되니 단식을 중단'하라는 말"을 했을 뿐 유족 요구에 대해 어떤 전향적인 입장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엔딩크레딧은 구체적으로 안 사장이 오요안나 근로자성 인정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며 "기상캐스터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기상캐스터 계약이 연말에 끝난다. 그 전에 결정하기 어렵다. 재계약 시기에 맞춰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규직화를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비정규직 전수조사 중이니 결과를 보고 판단하라'"고 했다며 "유족의 3대 요구안에 대해 실질적이고 진전된 내용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엔딩크레딧은 "이에 대해 어머니는 '고용노동부 뒤에 숨어 회사가 면피하고 있다. 아직까지 회사에서 우리 요안나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회사가 무엇인가를 가져와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 우리 요구안에 대해 논의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말했다"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이에 방문 30여분 만인 오후 12시경 농성장을 떠났다고 한다.

엔딩크레딧은 노동단체 직장갑질119, 유족과 함께 "MBC가 제2의 오요안나를 막기 위한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입장 없이 농성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MBC가 진심으로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고 단식 중단을 원한다면,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을 비롯한 핵심 요구안을 더 늦추지 말고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분향소에 방문한 안형준 사장(왼쪽)과 유족 장연미 씨(오른쪽). ⓒ엔딩크레딧

앞서 오 씨는 2021년 MBC에 입사해 기상캐스터로 일하다 지난해 9월 15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직장내괴롭힘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오 씨는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 신분이라 관련 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는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냈다.

MBC도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했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장 씨는 다가오는 딸의 1주기(15일)를 앞둔 지난 8일 서울 마포 상암MBC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단식에 돌입했다. 장 씨의 요구는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명예회복과 예우 △사내 비정규직 고용구조, 노동조건 개선 △오요안나 직장내괴롭힘 진상조사 결과 공개 등이다.

이에 더해 장 씨는 딸의 죽음과 관련 안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연대 단체들과 함께 요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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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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